MRI 검사, 그리고 ‘목 디스크’ 진단

by 희망풀꽃


그때 나는 목 디스크 연관통에 이어 방사통까지 겪고 있었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며 스스로 다독이며 버텼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팔과 손이 저리고 힘이 빠지는 방사통은 점점 잦아졌다. 목과 어깨는 돌덩이를 얹은 듯 무거웠다.


시장과 마트에서 장을 보고 들고 오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가족의 밥상을 위한 요리도, 청소기로 집안 청소를 하는 것도 힘들게만 느껴졌다.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고 몸이 먼저 말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했다.








병원을 검색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고, 정밀검사가 가능한 규모 있는 병원을 찾았다. 홈페이지를 살펴보며 목 디스크 검사와 비수술 치료에 대해 읽어보았다. 낯선 전문 용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지 마음의 준비를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대기실은 이미 많은 환자로 가득했다. 나처럼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고 생각하니 조금 위안이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목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신경 반응을 확인하셨다.

“목디스크가 의심됩니다. MRI를 찍어봅시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막상 MRI라는 말을 들으니 긴장이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몇십 분 동안 쿵쿵되는 소리를 들으며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긴장감을 안고 검사가 시작되었다. 힘들었지만 쿵쾅쿵쾅 울리는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잘할 수 있다고 최면을 걸었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속으로 숫자를 세며 천둥 치는 듯한 요란한 소리 속에서 반복되는 리듬을 찾으며 안정감을 찾으려고 애썼다.


폐소공포증 없이 무사히 검사를 마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요즘은 폐소공포증이 있어도 약을 먹고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힘든 MRI 검사가 끝나고 한숨을 돌렸는데,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어떤 진단이 기다리고 있을지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경추 2번, 3번 사이 디스크가 탈출했습니다. 우선 비수술 치료를 시작해 봅시다. 신경 주사로 통증과 염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탈출이라는 단어가 귀에 꽂혔다. 디스크 탈출증은 수핵이 섬유륜을 찢고 바깥으로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라고 설명해 주셨다. 다행히 수술이 꼭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예상은 했지만 목 디스크 진단을 받으니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래도 수술이 아닌 비수술 치료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에 안도의 숨이 나왔다. 비수술 치료실에도 대기 환자들이 많았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걱정이 밀려왔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주사 치료를 받으면 어지러움이 생길 수 있어서 침대에서 몇십 분 누워 안정을 취해야 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참 길고도 무거운 하루였다. 아침부터 이어진 긴장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낸 나 자신에게 고마운 미소를 보냈다. 목 디스크 탈출증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목디스크 탈출증 진단은 절망의 선고가 아니었다. 몸이 보내는 경고장이었다.


그동안 나는 상처 나고 약해진 디스크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계속 나쁜 자극을 주어 결국 탈출하고 말았다.

이제 실천할 차례이다. 이제부터는 디스크가 더 찢어지지 않고 스스로 아물게 해야 한다. 목 디스크를 압박하고 찢는 나쁜 자세와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고개를 숙이거나 구부리는 힘, 고개를 돌리거나 꺾는 힘, 그리고 오랜 시간 한 곳을 응시하는 힘은 디스크를 찢는 나쁜 자세이다. 이런 작은 습관만 줄여도 디스크는 좋아질 수 있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감도 목덜미 근육을 수축시켜 큰 압박을 준다. 몸의 회복을 위해서는 마음의 긴장도 함께 풀어야 했다. 스트레스를 풀고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쁜 자세로 앉아 있는지 살피고 허리를 펴고 자연스러운 곡선이 되도록 경추전만을 유지한다. 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 틈틈이 일어나서 가슴을 활짝 펴고 걸어보자. 몸도 마음도 가볍고 상쾌해질 것이다.




지금 회복에 힘쓰지 않는다면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척추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척추위생을 지키는 만큼, 몸은 점점 회복되어 갈 것을 믿는다.

회복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디스크의 특성을 알고 내 몸을 이해하면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이제 나는 막연히 버티지 않고, 디스크를 알고 지키며 회복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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