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손 저리고 힘 빠짐 증상
2016년을 떠올리면, 방사통 없이 보내는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 날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팔이 저리고 손가락까지 힘이 빠졌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몸도 마음도 아팠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릿해진다.
그전에도 자주 목과 어깻죽지가 아파서 힘든 농사일과 집안일을 줄였다. 병원에 다니며 좋다는 치료도 받았다. 한 병원에서는 목을 당기는 견인 치료를 권했고, 또 다른 병원에서는 도수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전문의가 권하는 치료였기에 낫는다고 믿었다.
그렇게 치료도 받고 약도 먹으면서 잘 낫고 싶었다.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랐다. 조금 아프고 불편했지만, 평범한 일상을 지켜내고 싶었다. 그런 나의 작은 바람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을 줄이고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 무렵, 지병을 앓고 계시던 친정 부모님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두 분이 번갈아 입원하기를 반복했다. 어머니가 입원하시면 집에 혼자 남은 아버지를 돌봐드려야 했다. 출근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들렀다.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마음은 늘 불안했다. 목과 팔이 아픈 상태로 양쪽 집안일을 감당하는 게 벅찼다. 예전처럼 건강하지 못해서 잘 돌봐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어 마음이 무겁고 아팠다.
거동이 불편해진 부모님은 결국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는 식사도 잘하시고 비교적 잘 적응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안색이 나빠졌다. 혀가 노랗게 변했고, 웃음도, 말수도 줄었다. 마음에도 병이 찾아오신 듯했다.
요양병원에서 부모님을 만나고 온 날은 가슴이 죄어왔다. 발걸음을 떼고 나오는 순간이 너무 죄송했다. 웃는 얼굴로 다음에 올 때까지 잘 계시라는 인사말도 할 수가 없었다. 가슴으로 삼킨 슬픔은 고스란히 목에 쌓였다. 우울로 보내는 하루하루 속에서 목덜미와 어깻죽지는 돌덩이를 얹은 듯 무겁게 짓눌렸다.
목과 어깨 통증에 이어 팔과 손이 저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병원을 오가며 받았던 치료들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사무실에서도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컴퓨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거북목 자세로 목에 심한 압박을 주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행동이 목 디스크에 치명적인 나쁜 자세라는 것을 몰랐다.
어느 날, 팔에서 손끝으로 전기가 흐르듯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팔 저림은 불안한 통증이었다. 임시방편으로 손등과 손가락을 테이핑 하며 버텼다. 목 디스크 연관통에 이어 방사통이 오고 있었다. 몸은 마음을 따라 무너지고 있었다. 마음의 큰 스트레스가 목 디스크에 나쁜 영향을 주었다.
목 디스크가 탈출되면 방사통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사통은 목 디스크가 탈출되면서 팔로 가는 신경뿌리에 묻은 염증 때문에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신경 줄기를 따라 목부터 어깨, 팔, 손끝으로 통증이 퍼져 나간다. 근육 뭉침, 저림, 뻐근함, 뻣뻣함, 쓰라림, 힘 빠짐 등 여러 증상으로 나타난다.
나도 여러 증상이 날마다 다르게 찾아왔다. 어떤 날은 목과 어깨에 짐짝을 올려놓은 듯 짓눌리는 통증이 있었다. 또 어떤 날은 팔이 아프기도 하고 저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증상은 견딜 만했다.
가장 두렵게 느껴지는 건 힘 빠짐이었다. 팔에 기운이 없고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손가락도 감각이 둔해지고 잡는 힘이 약해지기도 했다. 설거지하다 그릇이 슬그머니 떨어지면 깜짝 놀랐다. 병마개를 여는 것도 힘들 때가 있었다.
'왜 연관통이 심해지고 방사통까지 생겼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도 줄이고 치료도 받았지만, 내 생활 습관은 바꾸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고개를 숙이는 동작은 디스크에 심한 압박을 주어 일자목을 만들었다. 목이 받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경추 전만이 없어지는 것이다. 경추 전만이 없어진 일자목은 쉽게 손상되었다.
특히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긴장한 채로 오래 앉아 있게 된다. 이런 자세로 컴퓨터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치켜들면 거북목이 된다. 거북목은 디스크에 더 큰 압박을 주었다.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인 채 버티는 자세가 디스크를 찢는 원인이 되었다.
일자목과 거북목 자세, 그리고 우울과 스트레스. 그 모든 것이 부메랑이 되어 연관통과 방사통으로 돌아왔다.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통증은 점점 일상을 침범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안다. 방사통은 디스크가 탈출된 것을 알려주는 마지막 경고라는 것을. 나쁜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디스크에 좋은 자세와 행동으로 방사통을 줄여야 한다. 일자목과 거북목을 부르는 자세를 피하고 우울과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
통증이 사라진 하루는 선물처럼 소중하다. 그 하루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이제 우울에서 벗어나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