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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으로의초대 Apr 24. 2023

긴 주말

알차지만 조금 피곤한 워킹맘의 긴 주말

어째 워킹맘은 주말이 더 피곤한 것 같다.

요즘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어디 다닐 맛이 나긴 하는데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놀이터, 카페 등을 전전하다 보면

하루가 더디 가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월요일에 눈뜨면 주말이 그야말로 '순삭' 되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는 계속해서 침대와 한 몸이고 싶다.

몸도 안 떨어지고, 눈도 안 떨어지고.

지금도 몸은 회사에 나와 있는데 영혼은 어디 멀리 가 있는 느낌이다.





토요일에는 2시 30분에 문화센터 수업을 예약해 둔 게 있어서 11시쯤부터 집 밖을 나섰다.

할리스에서 케이크 하나에 음료를 각자 시켜서

아이와 함께 놀았다.


요즘 근처 할리스를 가면 할리스 좌석이 편안해서 그런지

카공족이 유독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카페에서 정상적인 수다 떠는 게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랄까 ^^;

아이와 함께 조잘조잘 이야기했는데 너무 조용한 분위기라 살짝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문화센터를 갔는데 엄마와 아이 분리수업인데..

애가 안 들어간다는 거다.

예전에 문화센터 발레 수업할 때 안 들어간다고 울다가 결국 달래도 안되어서

그날 수강취소한 악몽이 떠오르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양해 말씀 드리고 잠시 나도 같이 수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아 보여서 아이에게 잠시 나가서 기다린다고 하고

수업장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마지막까지 아이는 수업을 잘 들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 문화센터를 거의 다닌 적이 없어서

엄마와 아이 분리 수업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런 문화센터 특강 신청 때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솔직히 그냥 들으면 되지 왜 저러나 하는 화도 나지만

아이 입장에서 무섭고 낯설 생각을 하며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의 속도에 최대한 맞춰주려고 한다.

그래도 나머지 20분 수업은 혼자 잘 들었으니, 앞으로는 1시간 수업도 혼자 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일요일에는 홍제동의 신기한 놀이터에 다녀왔다.

신기한 놀이터는 모래놀이터와 집라인 등이 있는데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놀이터다.

재작년부터인가 몇 번씩 생각날 때마다 방문하곤 했는데,

일요일 날 방문하니 확실히 날이 좋아져서 그런지 방문객이 확 늘었다.

엄마, 아빠들은 캠핑의자나 돗자리 등을 펴서 앉아 있고 아이들은 모래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나도 아이와 놀아주다가, 그늘에 가서 책도 읽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집라인도 줄 서서 타기 싫다,

방방이는 자기 혼자만 타고 싶어서 누군가 같이 타려고 오면 비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아이의 성향을 어디까지 존중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남을 유독 경계하고 혼자 독점해서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한데

그 성향을 어디까지 존중해주어야 할지 늘 헷갈린다는 거다.


그래서 '네가 그렇게 양보하는 건 절대 나쁜 건 아니지만,

네가 다시 혼자 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라고 말은 해줬다.


그리고 홍제천도 걷고, 운동기기도 좀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저녁에는 좋아하는 돈가스집에서 돈가스도 먹고 주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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