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 마음 자르는 거 싫어요

by 똘또리

40살에 낳은 꼬물이가 어느덧 43개월이 됐을 때의 일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언니도, 오빠도 너무 좋다.

놀이터에서 처음 보는 언니, 오빠, 친구 누구에게든 먼저 다가가 같이 놀자,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쫑알거리며 리드하려고 한다. 당연히 처음 보는 언니, 오빠, 친구들은 아무런 호응도 없다.


그런 아이가 대가족인 외갓집에만 가면 신이 나 어쩔 줄 모른다.

거실을 뛰는지, 구름 위를 걷는지 모를 만큼 신이 난다.

성인이 된 사촌 언니 오빠들 뿐만 아니라 또래 언니들도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이렇게 해, 저렇게 하는 거야, 하는 꼬꼬마 말을 다 들어주기 때문이다.


연말 휴가차 외할머니 집에 놀러 간 날,

방에서 신이 나게 놀던 딸이 갑자기 거실로 나와 내 품을 파고들며 뭐라고 중얼거린다. 여러번 되물어 겨우 들은 말은

딸: "마음 자르는 거 싫어요."

엄마: "엥? 뭐라고? 마음을 왜 잘라?"


무슨 일인고 하니 2살 많은 언니가 긴 장난감으로 딸아이 장난감 보석을 "이건 마음인데 잘라야 해"라며 자르는 시늉을 했단다.

그게 싫어서 뛰쳐나와 울먹인거다.


장난을 친 언니도, 숙모도 마음 자르는 놀이는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하고 겨우 달래 다시 언니들과 놀이를 시작했다.

"나를 따르라." 외치던 용감무쌍한 대장부는 어디 가고 장난감 자르는데 마음 아파 울먹인다.

순수한 우리 아가가 이쁘면서도, 너무 여린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된다.

오늘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 아가 마음이 단단해 지기를 살짝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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