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결혼에 대한 이야기 예고

아직 업으로 삼지는 못했지만, 살면서 숨 쉬고 밥 먹는 일 다음으로 많이 해온 일이 글을 쓰는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여전히 문장 하나조차 시작하기 어려운 글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밥 먹듯이 써 내려갈 수 있는 글도 많은 편이다. 보통은 오랫동안 생각해 온 주제가 그렇다.


그러나 편안한 상태에서 여유롭게 오래 생각한 것은 아니, 유쾌하지 않은 긴 시간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대부분이다. 외부와 주변에서 자꾸 건드리거나 심하면 난리를 치는 자극과 생각 따위로 인한 것이겠다.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이것들이 나의 많은 부분을 방해하고 다른 생각들에까지 훼방을 놓는 것이 극에 달하면 내면이 마비될 지경이 된다. 그러면 나는 이 훼방꾼들에 대해 생각으로 맞서 싸우고 걸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봉숭아 씨앗이 무르익어 터져 나가듯, 마침내 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결국 글을 쉽게 쓴다기보다는 쉽게 써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래서 이번에, 지금 쓰지 않고는 못 배길 주제는 바로 결혼이겠다.

아직 못 다 쓴 글도 남아 있고, 쓰고 싶은 글들도 많지만, 이 결혼이란 녀석이 워낙 비대해져 여기저기서 자꾸만 방해를 하고 있는 바람에 짚고 넘어가야겠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써야만 하고 지금 가장 생생하게 써낼 수 있는 주제인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