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글쓰기 사이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에서 같이 자기개발에 열정이 있는 한 동아리에서 알게 되었다. 동아리원 중 한 명이 먼저 브런치에서 작가로 선정되어서 4-5개쯤 쓰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에 나는 네이버블로그로 지금까지 여행을 다녔던 사진과 함께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설명을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서 보고 들었던 글귀들이나 말의 형식 등을 보고서 작성해 봤다. 그리고 동아리원들에게 보여주었다. 내가 보여준 글을 보고서는 "뭔가 되게 글을 잘 쓰는 것을 흉내 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알맹이가 없는데 겉으로는 번지르르 한 느낌인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를 몇 개 읽어보고 "이건 글이 아니리 생각 덩어리지."라고 말할 정도로 나는 글쓰기에 재능도 없었고 흥미도 딱히 없었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무언가 작성해 보고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느낌이 컸었다. 예전에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다녀온 사진이 별로 없어서 그나마 많았던 (전)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던 사진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고 있었다.
몇 달 뒤 일말상초를 잘 지나왔다 생각했지만 상병 3-4호봉 때 헤어졌다. 아마 남들과 비슷한 이유였을 것이다. 군대를 기다린 남자친구가 부담이었는지 아니면 거리가 멀어진 만큼 마음도 멀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나의 첫 글쓰기 창구였던 블로그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자기개발 동아리에서 한 명 더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도 자극을 받아서 브런치작가를 도전하게 되었다. 20살 때 수능을 포기하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된 나의 이야기로 글을 썼고 동아리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첫 도전을 하게 되었지만 아니다 다를까 브런치 작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은 한 번에 선정되었다는 말에 좌절했지만 동아리원들의 격려와 함께 글을 수정해서 재도전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 시도 끝에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로 선정된 글로 첫 발행을 했고 나는 깜짝 놀라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원래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글을 보나?"라고 말하면서 발행한 글 조회수를 보여주었다. 조회수가 무려 1700이 넘었다. 기존에 쓰던 사람들은 한 글당 100도 넘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 조회수는 꾸준히 올라서 3000을 넘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처럼 엄청난 사람이 되었고 앞으로 글로 승승장구하면서 살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글을 발행해도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저 우연일 뿐이었다. 정말 나의 글이 정말 좋아서 사람들이 찾아봐준 게 아니라 저 시기가 사람들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시기였고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타서 잘 나왔던 것이었다. 그렇게 실망하면서 글쓰기에 좌절하고 있을 때 사단 독서감상문대회가 열렸다. 상을 타면 휴가를 주기 때문에 도전한 것도 있지만 사실 나는 누군가에게 글쓰기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다. 과연 정말 내가 쓴 것은 글인지? 생각 덩어리인지? 그 결과 나는 장려상과 함께 포상휴가를 받았다. 이때부터 글쓰기에 더욱 흥미가 가기 시작했다. 휴가를 받아서인가? 아니면 내 '글'로 인정을 받은 느낌이라 기뻤던 건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을 뛰게 한다.
사실 지금까지 브런치에서 작성했던 것들을 다시 돌이켜봤을 때 여행블로그의 형식을 띠고 있다. 그리고 남들에게 보인다는 의식을 해서 뭔가 더 과장한 표현을 쓰거나 솔직한 나의 생각을 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따로 메거진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나의 생각 덩어리들을 글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부터는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