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훈동 May 19. 2023

저 육지 안 돌아갈래요.

제주 한 달 살이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버킷리스트가 여러 가지 있다. 국토대장정, 해외여행,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 산티아고 순례길 등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그리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제주도 한 달 살이를 떠났다. 보통 한 달 살이를 하면 게스트하우스(이하 게하) 스텝으로 일을 하면서 숙박과 식비를 절약한다고 한다.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가 나름 잘 되어있어서 스텝으로 일할 수 있는 게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극 E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파티게하부터 한적하고 조용한 게하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되었다.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고른 곳이 소담소담게스트하우스이다.



처음 모집공고를 보았을 때 다른 곳과 다르게 사장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다양하게 사업을 하시는 것을 보고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MBTI도 나랑 같아서 호흡이 잘 맞겠다 싶었다. 그래서 공고 보자마자 바로 지원했고 다행히 뽑혀서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도에 입도하였다. 

제주도에 있으면 렌트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차를 가지고 가느라 배를 이용했다. 전에는 제주도 오면 짧은 시간 내에 여행을 하니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의 여유부터가 다른 것 같다.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한 제주도 풍경
게스트하우스 걸어서 5분 거리인 용두암



원래 나는 게하 스텝으로 지원했는데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 스텝의 노쇼로 인해 스텝 인원현황이 변경되어서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카페에서 일해 본 적이 없어서 한 번쯤은 일해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좋았다. 제주도 첫날부터 카페에서 일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사장님과 다른 스텝들을 마주하니 참 다행히도 사람들 인상이 너무 좋았고 카페로 가는 길이 30여분 걸리는데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분위기를 풀어주니 긴장되었던 마음이 놓였다. 현재 소담소담게하에서는 카페 스텝 2명과 게하 스텝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와 함께 같이 일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대화도 잘 통하고 베이킹이 처음이었는데 친절하게 잘 알려주어서 덕분에 즐겁게 일했다. 베이킹 원데이클래스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처음 만들어 본 얼그레이 스콘. 평소에 스콘 안 좋아하는데 고소하고 맛있었다.


일을 마치고 게하 숙소로 돌아와서 다른 스텝들과 인사도 하고 밤에 간단하게 술을 마시면서 손님들과도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정말 한 달 살이 스텝으로 일하게 되었구나 실감이 나고 한라산을 한 잔 하면 제주도에 왔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양한 지역에서 사람들이 여행을 오고 다양한 경험들을 들려준다. 직업들도 다르고 성격들도 다 다르다.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재밌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말하면서 나중에는 즐겁게 대화한다. 제주 곳곳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 이쁜 관광지들과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다고 한다. "여기는 꼭 가보셔야 돼요! 이거는 정말 맛있어요! 웨이팅을 1시간을 했는데 아깝지 않은 맛!" 이렇게 들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설레는 기분이다. 꼭 나중에 찾아가서 먹어봐야겠다.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던 하루였다. 첫날부터 많은 것을 한 느낌이다.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첫 시작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사람들도 좋고 바로 앞에 보이는 시원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낭만이 가득한 곳이다. 이 매혹적인 장소에서 첫날의 기억은 앞으로도 내 인생에 있어서 찬란하게 빛나는 한 순간일 것 같다. 앞으로도 행복한 하루하루가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뻔한 일상이 아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색다른 내일이 기대가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