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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동 May 21. 2023

낭만 가득한 사람들

게하 스텝이 아니라 카페 스텝이요?

나는 지금 제주 돌문화 공원 내부에 있는 갤러리카페 누보에서 일하고 있다. 한 번도 카페에서 일해 본 적 없어도 옆에서 도와주는 다재다능한 사장님과 베이킹을 사랑(?)하는 나와 같은 카페 스텝 채원이가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나도 제과제빵을 할 수 있었다. 사실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설거지와 힘쓰는 일들 뿐이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 어제는 스콘을 만들고 오늘은 쪽파에그마요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다.



부드러운 달걀과 아삭한 식감의 쪽파가 잘 어우러졌다.


퇴근하고 사장님과 함께 동문시장을 들렸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는 이렇게 활기찬 시장 분위기가 좋다. 뭔가 나도 활력을 얻는 느낌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앞으로 더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회를 시장에서 포장해서 가면 나름 괜찮은 가격의 회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시장내에 있는 야시장 컨셉이 있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처럼 팔아서 그것도 포장해서 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오징어 안에 다진 고기를 꽉 채운 통오징어튀김이랑 고인돌 고기라고 떡 주변을 고기로 감싼 흔히 만화에서 보는 뜯어먹는 고기처럼 생긴 음식이었다. 불맛을 확실히 살려서 더욱 좋았다.


회랑 야시장 음식들



그리고 다음 날 돌문화공원에서 설문대할망축제가 있어서 우리 카페에서 내빈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했다.

식빵이 아닌 핫도그번에다가 햄과 양상추를 넣어서 더 맛있는 샌드위치가 되었다. 파인애플, 청포도,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과일들을 꽂은 새콤달콤한 과일꼬치도 준비했다. 장소가 협소한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해서 상황이 열악했지만 준비한 음식들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대량으로 만들다 보니 힘들었지만 그래도 뿌듯하게 마무리했다.


이렇게 행사하는 곳에서 처음 해보는데 진짜 정신없고 바빴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 게하 스텝들이랑 같이 함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남은 재료들을 이용해서 우리도 피크닉 갈 준비를 했다. 샌드위치랑 과일을 싸가지고 가서 구석진 그늘에서 돗자리를 펴고 바다를 보면서 먹는 이 음식은 진짜 낭만이 넘치다 못해 흐른다.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바다를 사진으로 남기진 못 했지만 그때 봤던 함덕 해수욕장은 하하 호호 웃으면서 노는 여러 가족들의 분위기가 햇빛보다 더 따듯했던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 가족들끼리 와서 놀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것 같다.


고생 + 멋진 View + 좋은 사람들 = ♥


제주에 오면 기분부터 달라진다. 확실히 한국에 다른 지역을 놀러 갔을 때랑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지는 것 같다. 게스트하우스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 금방 친해지기도 하고 대화 한 번 별로 못 하고 가시는 손님들도 있다. 오기 전에는 걱정도 많이 하고 살짝 두려웠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좋지만 세상은 넓고 항상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니깐. 그런데 지금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나 행복하다. 이제 3일 되었는데.. 이렇게 행복해도 좋을까?? 나는 너무 행복함을 느끼면 뭔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앞으로도 이렇게 행복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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