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짹짹 Dec 31. 2020

나의 욕망이 괴물이 된다면 <스위트 홈>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인기를 얻은 작품을 바탕으로 2차 저작물을 만드는 것은 어찌 보면 안전한 방법이다.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다. 그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관객, 이용자,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저격해야 한다. 저격률을 높이는 데 검증된 작품만큼 안전한 길은 없을 테니까.


더군다나 대중의 눈이 매우 높아졌다. 수백, 수천억 원을 들여서 제작한 할리우드 콘텐츠를 어느 때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높아진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큰돈 들여 콘텐츠를 만들수록 실패의 타격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원작이 성공했다고, 돈을 많이 들여 고품질로 만들었다고 흥행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스위트 홈>은 위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큰 인기를 끈 웹툰을 드라마화했으며, 한 편에 30여 억 원이라는 큰 제작비를 들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돈을 참 잘 썼다. 양적으로 부족한 면이 거의 없었다. 원작 소화도 훌륭하게 해냈다. 찬사를 전하고 싶은 작품이 탄생했다.


줄거리
세상에 괴생명체가 나타났다. 외계인이 아니다, 누가 인위적으로 만든 생명체도 아니다. 바로 인간이다. 코피와 환각, 저체온증이 나타나며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고 있다. 괴물들이 날뛰는 미친 세상에 여기 다 무너져가는 아파트 한 채가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한대 모여 세상에 맞서 고군분투해야 한다.

밖으로 통하는 문은 다 막았건만, 아파트 안도 그리 안전하지 않다.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신의 욕망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은 괴물만이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일 수도.



참 잘했어요


칭찬 1. CG가 매우 훌륭하다. CG가 어색한 건 이제 옛말이 되었지만, 드라마에서 영화급 퀄리티의 CG를 볼 수 있다. 제작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칭찬 2. 매 회 스토리가 살아있다. 캐릭터 하나하나 아쉬운 점 없이 스토리를 끌고 간다. 몇몇의 연기력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또 몇몇의 끗발 날리는 연기력으로 커버 가능하다.


칭찬 3.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다. 하루 만에 10화를 다 본 건, 코로나 19의 상황뿐만은 아니었다. 궁금해서 다음 화 보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괴물로 변한다면 무슨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나의 욕망이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한때 먹방 유튜버를 해보는 게 어떻냐는 말을 들은 적 있었다. 정말 잘 먹었고, 좋아했다. 작은 체구에 어떻게 그게 다 들어가냐고 보는 사람마다 놀랄 정도였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먹지 못하니, 음식을 탐하는 모습은 아니려나.


최근에 가장 탐하는 건 사실 돈이다. 메슬로우 욕구 최상단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4단계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얻어내는 건 쉽지 않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였을까. 하루에 8시간 이상 회사에 묶이다 보니, 자아실현은 커녕 자아존중 욕구까지 챙기기 어려워졌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 자유를 얻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회사에 다니며 처음으로 로또를 사고, 처음으로 재테크 책을 펼치게 됐다. 버는 족족 카드값으로 펑펑 썼던 과거의 나는 이제 천 원, 이천 원 쓸 때도 고민 고민하는 짠순이가 됐다. 내가 괴물이 되면 '머니머니' 괴물이 돼서 반짝거리는 것만 찾고 다닐지 모르겠다.




당신의 욕망이 괴물이 된다면, 어떤 괴물이 될 것 같은가?  



작가의 이전글 목숨과도 바꿀 만큼 중요한 것이 있나요? <어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