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양을 찾으시는 주님: 에스겔서 34장과 초막절
2025년 9월 27일
에스겔서를 읽을 때는 보통 마른 뼈 환상이 나오는 37장을 자주 묵상했지만, 이번에는 34장이 유독 마음에 와 닿았다.
2 인자야 너는 이스라엘 목자들에게 예언하라 그들 곧 목자들에게 예언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자기만 먹는 이스라엘 목자들은 화 있을진저 목자들이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3 너희가 살진 양을 잡아 그 기름을 먹으며 그 털을 입되 양 떼는 먹이지 아니하는도다
4 너희가 그 연약한 자를 강하게 아니하며 병든 자를 고치지 아니하며 상한 자를 싸매 주지 아니하며 쫓기는 자를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며 잃어버린 자를 찾지 아니하고 다만 포악으로 그것들을 다스렸도다
5 목자가 없으므로 그것들이 흩어지고 흩어져서 모든 들짐승의 밥이 되었도다
6 내 양 떼가 모든 산과 높은 멧부리에마다 유리되었고 내 양 떼가 온 지면에 흩어졌으되 찾고 찾는 자가 없었도다 (에스겔 34:2-6)
여기서 에스겔이 ‘자기 배만 채우던 목자들’이라고 지목한 이들은 유다 왕국의 마지막 왕들과 귀족, 부패한 관료들, 그리고 하나냐와 같은 거짓 선지자들이었다. 기원전 586년, 바벨론 제국이 예루살렘을 함락시키면서 유다 왕국은 멸망하였고 백성들을 돌보지 않고 자신들의 안위와 이익만 쫓던 목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역사적으로 실현되었다.
목자가 없으므로 양떼들이 흩어지고 들짐승의 밥이 되었다는 말씀을 들으니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생각났다. 나는 서울에 있는 교회를 다니는데, 성도 수가 20명이 안되는 개척교회이다. 담임 목사님과 수석 목사님이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많이 도와 주신다. 대형교회의 경우 수백, 수천 명의 성도 개개인의 고통과 영적 상태를 세심히 돌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에스겔 시대도 그러했고 예수님도 거짓 목자들에 대해 언급하신 점이 생각난다. 마태복음 24장에서 예수님은 거짓 선지자들이 사람들을 미혹할 것이라 하셨고, 그런 미혹은 에스겔 34장의 흩어진 양처럼 진리의 길에서 이탈하여 멸망에 이르게 할 것이다.
11 거짓 선지자가 많이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겠으며
24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리라 (마태복음 24:11, 24)
예수님은 또한 말세에 참된 목자의 모습도 말씀하셨다.
45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가 누구냐
46 주인이 올 때에 그 종이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이 복이 있으리로다 (마태복음 24:45-46)
이 비유에서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집 사람들'은 하나님의 백성들, 곧 양 떼를 가리킨다.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주는 자'는 양 떼에게 적절한 말씀과 돌봄을 제공하는 참된 목자의 모습이다. 거짓 목자는 양들을 돌보지 않고 흩어지게 하고 양들의 필요에 무관심한 반면, 참된 목자는 양들을 책임지고 돌보며, 그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때에 필요한 양식을 공급한다. 예수님은 같은 마태복음 24장에서 거짓 선지자들을 경고하시면서도 마지막 때 참된 목자들이 갖춰야 할 모습을 보여 주신 것이다.
에스겔서에서는 주님이 양떼를 손수 돌보신다고 말씀하신다.
11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나 곧 내가 내 양을 찾고 찾되
12 목자가 양 가운데에 있는 날에 양이 흩어졌으면 그 떼를 찾는 것 같이 내가 내 양을 찾아서 흐리고 캄캄한 날에 그 흩어진 모든 곳에서 그것들을 건져낼지라
13 내가 그것들을 만민 가운데에서 끌어내며 여러 백성 가운데에서 모아 그 본토로 데리고 가서 이스라엘 산 위에와 시냇가에와 그 땅 모든 거주지에서 먹이되
14 좋은 꼴을 먹이고 그 우리를 이스라엘 높은 산에 두리니 그것들이 그 곳에 있는 좋은 우리에 누워 있으며 이스라엘 산에서 살진 꼴을 먹으리라
15 내가 친히 내 양의 목자가 되어 그것들을 누워 있게 할지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6 그 잃어버린 자를 내가 찾으며 쫓기는 자를 내가 돌아오게 하며 상한 자를 내가 싸매 주며 병든 자를 내가 강하게 하려니와 살진 자와 강한 자는 내가 없애고 정의대로 그것들을 먹이리라 (에스겔 34:11-16)
하나님께서는 흩어진 양을 친히 찾아내시고, 좋은 꼴을 먹이며 평안히 누이시겠다고 하셨다. 이는 다윗의 고백이 담긴 시편 23편의 목자상과도 정확히 겹친다. 다윗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노래하며, 하나님이 그를 푸른 초장과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함께하시며, 머리에 기름을 부으시고 잔이 넘치게 하신다고 고백했다. 참된 목자는 언제나 양을 돌보고 보호하며, 가장 좋은 것으로 먹이시는 분이다.
실제로 수백 년 후, 하나님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하나님의 백성들을 그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새로운 지도자들 통해 구원과 회복을 이루셨다 기원전 536년,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귀환하게 되었고, 스룹바벨을 통해 성전이 재건되었다. 율법 학사 에스라는 백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며 영적 부흥을 이끌었고, 느헤미야는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고 사회적 부조리를 개혁하여 신앙 공동체를 다시 세웠다.
이 새로운 지도자들은 백성을 착취하는 거짓 목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성전과 말씀, 공동체를 재건하는 참된 목자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물론 참된 목자의 궁극적 모델은 예수 그리스도이지만, 당시의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이들은 에스겔 34장에서 예언된 회복의 일부 성취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느헤미야 8장에서의 장면은 깊은 감동을 준다. 에스라가 수문 앞 광장에서 율법책을 낭독하자, 레위인들이 그 뜻을 풀어 백성에게 이해시키고, 말씀을 깨달은 백성들은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다. 그 눈물은 말씀을 버리고 살았던 죄에 대한 회개의 눈물이었고, 동시에 70년 동안 잊고 살았던 하나님이 그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계셨다는 사실에 대한 감격의 눈물이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먹지 못해 영적으로 굶주렸던 양 떼에게, 에스라와 같은 참된 목자가 나타나 진정한 양식을 먹였을 때, 눌렸던 감정이 터져 나온 것이다.
10 느헤미야가 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하고
11 레위 사람들도 모든 백성을 정숙하게 하여 이르기를 오늘은 성일이니 마땅히 조용하고 근심하지 말라 하니
12 모든 백성이 곧 가서 먹고 마시며 나누어 주고 크게 즐거워하니 이는 그들이 그 읽어 들려 준 말을 밝히 앎이라
17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 다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거하니 눈의 아들 여호수아 때로부터 그 날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이같이 행한 일이 없었으므로 이에 크게 기뻐하며
18 에스라는 첫날부터 끝날까지 날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무리가 이레 동안 절기를 지키고 여덟째 날에 규례를 따라 성회를 열었느니라 (느헤미야 8:10-18)
지금 이 말씀을 묵상하는 때가 마침 초막절(Sukkot)을 앞둔 시점이다. 2025년 초막절은 10월 6일 월요일 저녁에 시작되어 10월 13일 저녁에 끝나며, 이스라엘 외 지역은 10월 14일까지 이어진다. 나도 올해는 이 초막절 기간 동안 느헤미야 8장처럼,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낭독하고 묵상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마침 그 기간은 대한민국의 추석 명절과도 겹친다. 이스라엘에서는 초막절이 곧 추수감사절로 지켜지는데, 우리 교회에서도 올해부터는 미국식 추수감사절 대신, 초막절 기간에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로 지킬 예정이다.
에스겔 34장 18-19절도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18 너희가 좋은 꼴을 먹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꼴을 발로 밟았느냐 너희가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물을 발로 더럽혔느냐
19 나의 양은 너희 발로 밟은 것을 먹으며 너희 발로 더럽힌 것을 마시는도다 하셨느니라
하나님은 좋은 꼴을 먹고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을 결코 ‘작은 일’로 여기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것을 발로 밟고 더럽히는 자들을 단호하게 꾸짖으신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예수님의 공로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러므로 날마다 말씀 앞에 머무르며, 기도로 교제하고,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꼴과 물을 감사히 받는 삶이야말로 참된 양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