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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묻는 자와 묻지 않는 자의 유산과 나의 선택

by 안젤라

하나님께 묻는 자와 묻지 않는 자의 유산과 나의 선택


2025년 1월 30일


1. 사사기 1장을 읽고


사사기 1장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여쭙는 모습은 사사기 마지막 장에서 그들 자신의 판단대로 결정하는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처음에는 하나님께 묻고 따르던 그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들의 정의와 공의의 잣대로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보며, 우리가 하나님께 순종하고 의지하는 것이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으며, 그것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된다.


여호수아서에서도 하나님께 여쭙지 않고 결정한 사건이 나온다. 기브온 족속이 위장하여 평화 조약을 요청했을 때,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묻지 않고 조약을 맺었다. 평소에는 늘 하나님께 묻던 여호수아였지만, 여리고성과 아이성을 정복한 후 승리에 들떠 있었기에 더욱 경솔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세 곁에서 오랜 세월 훈련받았고, 요단강을 건너고 여리고성을 무너뜨리는 등 하나님의 권능을 직접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면 인간적인 판단으로 일을 결정하는 위험을 범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우리가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기도로 하나님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이런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여호수아 같은 지도자조차 실수할 수 있었다면, 하물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겠는가?


2.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고 타협한 결과


가나안 정복 당시 하나님은 가나안 족속을 완전히 멸하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나 많은 지파들이 이를 따르지 않고 그들을 노예로 삼거나 함께 거주하는 길을 선택했다.

에브라임 지파는 요셉의 후손이며 실로에 회막이 있었던 영적인 중심지를 배당받았지만, 땅이 유다 지파에 비해 작았다. 거인족 아낙 자손이 있는 헤브론과 같은 넓지만 위험한 땅을 차지하려 하지 않았고, 주변의 가나안 족속들을 완전히 몰아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철병거와 잘 훈련된 군대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은 인간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여리고성과 아이성을 무너뜨릴 때 그들이 본 것은 분명 하나님의 능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병거를 가진 가나안 족속을 보고 두려워했고, 하나님의 명령보다는 인간적인 현실을 우선시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사사기 내내 가나안 족속들의 끊임없는 공격을 '가시'처럼 겪게 된다. 하나님의 명령을 온전히 따르지 않은 것이 결국 자신들의 고통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3. 타락한 제사장과 언약궤의 이동


사무엘서에서는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대신, 언약궤를 마치 부적처럼 들고 전장으로 나갔다. 신앙이 아닌 미신적인 태도로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하려 한 것이다.


심지어 실로의 제사장조차 타락하여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다. 결국 언약궤는 블레셋에 빼앗겼다가 다윗 시대에 예루살렘으로 옮겨지게 된다. 원래 영적 중심지였던 실로는 점차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았고, 믿음이 약해지면서 점점 쇠퇴하였다.


반면, 유다 지파의 갈렙은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고, 그의 믿음은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졌다.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어떤 이는 믿음으로 나아갔고, 어떤 이는 타협하며 살았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갈렙처럼 믿음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나안 족속과 타협한 에브라임처럼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기도>


하나님 아버지,

성경을 통해 주님의 일하심을 봅니다. 에스더서에서 모르드개가 한 말을 기억합니다.


"지금 왕비가 잠잠히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유다인은 해방과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왕비와 왕비의 집안은 멸망을 당한 것입니다. 왕비가 지금 왕비의 자리에 오른 것도 바로 이런 때를 위한 것인지 누가 압니까?" (에스더 4:14, 쉬운성경)


하나님은 각 시대마다 주님의 계획을 이루시며, 순종하는 자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묻지 않고, 자기 판단으로 살아가는 자들은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여호수아가 기브온 사람들에게 속았던 것처럼, 사사기 시대의 이스라엘이 자기 생각으로 정의를 결정했던 것처럼, 에브라임 지파가 가나안 족속을 두려워했던 것처럼, 저 역시 하나님께 묻지 않고,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실수를 범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를 도와주소서.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주시고, 날마다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열 처녀의 비유에서 기름이 부족했던 다섯 처녀처럼, 기도와 말씀 없이 살다가 신랑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자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날마다 성령의 기름을 채우고, 믿음의 길을 걷는 자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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