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있는 글쓰기

11. 휴가, 다음에..

by 빛의투영

아주 오랜만에 글쓰기 모임에 간다. 4개월 만에 가니 뭔가 설레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

요즘 공부하느라 밤 낮이 바꿔버려서 오전 시간은 몽롱하다. 잠에서 억지로 깨어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애를 썼다. 아이들 방학 동안 낮에는 같이 시간을 보내고 주어진 시간은 밤이었다.

야행성인 건지 밤에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하고 나면 동틀 무렵이었다.

다시 패턴을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D-14일 시험이 코 앞으로 나가오고 있다. 아이들을 등교시켜 주고 돌아오는 길 생각이 참 많아진다.

시험의 압박인 건지 걱정이 밀려온다. 시험을 쳐본 사람들에 의하면 지문이 너무 길에서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문제 하나당 1분 이상을 쓰면 마킹하는 시간이 없다. 아는 것부터 빨리 풀고 모르는 것은 찍고 길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 답안지 마킹을 다 못해서 떨어졌다. 등 많은 말들이 들린다.

수능을 보는 것 같다는 말도 했었다. 1차는 선다형이라서 많이 읽고 가면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용이 참 광범위하고 기억에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다.

신생 자격증이라서 기출문제도 없는 상황. 누군가의 기억회상에 의해 복구된 것도 있지만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75문제 60분 그리고 컴퓨터 사인펜으로 마킹. 수능을 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단톡방에서 전달되는 메시지가 응원을 주기도 하고 불안을 고조시키기도 한다. 1차가 끝나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필기형 (약술형, 논술형)이 기다리고 있다.

하고 싶은 일에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인데 주저앉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이 문턱을 넘어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방학 동안 아이들이 많이 이해해 주었기에 공부도 계속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여름 동안 여행을 자주 다녔고 거의 물에 살다 시 피했었다. 그러기 위해서 학원도 한 달 쉬었고 마음껏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지냈는데. 이번에는 미술학원은 일주일에 2번 정도 가니 계속 다니고 틈틈이 바다에 가서 놀고 오기도 했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남해로 장어를 먹으러 가면서 드라이브도 하고 예쁜 카페에 들러 차도 마시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자주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데.. 노는 와중에도 시험 걱정이 밀려왔다.

공부를 안 하다가 하니까 기억이 잘 안 된다. 무한반복만이 살길이라고 누군가가 말을 했었다.

65~70세 분들도 도전하는데 아직 한창인 나이라서 떨어지면 좀 창피할 것 같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오간다. 어디를 이동하든지 책을 몽땅 싸들고 다녔다.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기면 책을 펼쳐보자 싶어서. 가방을 펼쳐보지 못할 때가 더 많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다.

수많은 책들을 읽었으면서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 분야에서 겹치는 내용이 없는 것이 좀 놀라웠다.

범죄 심리라는 책을 좋아하지만 상담심리와는 많이 달랐고 사용하는 용어도.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농부라서 재배학, 식물생리 관련은 이해가 잘 되었다. 그렇다고 대충 넘어가면 틀린다.

1권은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 책이 너덜너덜하고 내용은 알 것도 같다. 2권, 3권은 언제 알 것도 같아 질까?

알 때까지 넘기지 못하는 성격 탓에 많이 끌어서 이제는 읽고 넘어가고를 무한 반복하는 중이다. 계속 읽다 보니 중요 포인트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큰아이가 퀭한 얼굴을 보더니 또 밤새셨어요? 한다. 수능은 엄마가 보셔야겠네라며 웃어 준다.

이번 여름은 뜻하지 않게 여름 작기를 하지 않아서 여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계획들이 틀어져 버렸지만 나름 알차게 보냈다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아쉽움이 많이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방학이 짧기도 하고 방학 동안 비도 많이 내렸다.

내 년에는 제주도에서 이주 정도 살아보자고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 그것도 계획대로 될지 잘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독서모임이 한분은 코로나 확진, 두 분으로 개인 사정으로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또 한 달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과제를 제출하고 코멘트 남기는 걸로 대신한다. 다음에 만나면 좀 더 반가움을 표현 해바야 할 것 같다.

행복한 오후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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