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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년을 뒤돌아보며..

by 빛의투영

벌써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5년 1년을 돌아보면 거창하게 세운 계획이 아님에도 해보겠다고 생각한 것들은 반도 하지 못했다.

나답게 살기가 목표였기에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는 할 수도 있다.

갑작스레 치유농업사 양성과정 공고에 들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오랜만에 써보고 설레하며 면접을 준비하고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생소한 것들이 많아서 떨어지고 말았다.

5개월을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계획해 두었던 엄마의 칠순기념 여행을 내 년으로 미루어 두었는데 마음이 참 허탈 했다.

서운 하실까 봐 가족사진을 찍고 식당을 예약하고 맞춤 케이크에 레터링을 준비해서 노래도 불러 드리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가 않았다.

9월이 시작되면서 뜨거웠던 여름의 백수 생활이 끝나고 작기가 시작되어서 일에 몰두하다 보니 몸은 고대고

바쁘지만 잡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눈뜨면 아이들 챙겨 학교 보내고 일하고 저녁에 야간작업까지 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하루가 지나 정신을

차려 보니 연말이 코앞이었다.

열심히 일만 했는데 농작물의 시세가 왜 이모양인지.. 호주머니가 구멍이 났는지.. 자꾸 세는 것 같은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나름 머리를 쓴다고 쓴 것 같은데 영 못 마땅하다.

이맘때 되면 물량이 적어서 시세가 좋았던 것을 기억해 주머니를 불려볼 심산이었을 텐데 너도 나도 똑 같이 하다 보니 올 겨울 농사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나는 요즘 소히 말하는 꼰대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18살 아들에게 인생을 많이 살아 본 선배로써의 조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년에는 가야 하는 대학을 정해야 한다. 그림 실력으로는 아직 미대에 가기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에둘러 말을 했더니 못 알아듣는 것 같아서 직설법을 선택했다.

입시 미술학원을 다니고 있어 그림 실력이 늘고는 있지만 많이 부족한 걸 안다. 취미로 했으면 좋겠지만

욕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미술학원 원장님과 상의를 해본 결과 미대진학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 화가가 되는 길은 꼭 미대를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열정을 불태우다 보면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들은 천하태평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다름 생각과 행동을 하지만 지켜보는 엄마로서 울화통이 터질 때가 많다. 너를 늘 지지한다. 너에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있겠다. 너를 많이 사랑한다는 말로

다독 거리고 있지만 통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미술학원에서 선생님의 개입을 거부를 했는지 자기가 해보겠다고 했단다.

그럼 돈을 왜 내고 학원에 가냐고 집에서 혼자 해야지라는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뱉지는 못하고 좋게 타이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새장에 갇힌 새는 멀리 날아가려면 그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뭐 그런 식의 말들로..

아들을 키우면 엄마 목청이 왜 좋아지는지 알 것 같은 1년을 보냈다.


학교에서 축제를 하는데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고 했다. 노래방에서 혼자서 6시간도 무던히 노는 아이 이기는 하지만 그 실력으로는..

그것도 무려 뮤지컬 영웅에 나오는 '누가 죄인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귀를 의심했다. 학교 음악시간에 반주를 들려주어서 가사를 다 외우니 부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냥 역사를 너무 사랑하는 아이이니 다 외운 거라 생각했는데 잘할 수 있다고 다독 거려주고 싶은데 차마 그러지 못했다. '영웅'이라는 노래로 곡목을 변경했지만 높고 무지 어려운 노래이긴 마찬가지라 고난이 예상되었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돕기로 했다. 같이 연습하다가 게임하고 놀 시간이 부족하며 처음엔 하소연을 했다. 불쑥불쑥 피미르 오르는 화를 누르고

"네가 시간을 쓰는 만큼 내 시간도 흘러가 엄마의 시간은 공짜인 거 같니? 엄마도 하고 싶은 거 많아. 당장 일어나서 니 방으로 가도 엄마는 괜찮아"

아들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다가 납득했다며 열심히 연습을 했다. 어쩌다 보니 스피크도 들고 오고 마이크도 사고 노래방처럼 연습할 공간까지 마련해주었다.

들어만 한 정도가 되어 오디션에 합격해서 본 격적으로 축제 무대준비도 했다. 영화에서 본 안중근 모자도 사고

의상도 비슷한 아빠 코트로 챙겨 준비하고 나름 열심히 했다.

학교에서 음악선생님께서 잘 안 되는 부분을 고쳐주고 다시 시키고를 해서 힘들었는지 집에 와서 투덜거리더니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고 했다. 틀을 깨고 나와야 높이 난다고. 한 뼘 더 자란 것 같아서 마음이 뭉크 해졌다.


너무 열심히 일을 한 탓인지 모로 누워서 자서 그런 건지 어깨와 목에 통증과 얼굴에 마취가 덜 풀린듯한

느낌이 자꾸 생겨 병원에를 다녀왔다. 금요일이라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대기실에서 2시간이나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이 목덜미를 잡는데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많이 뭉쳐 있고 자는 자세를 바꾸라고 바로 누워서 자야 한다고 했다. 엑스레에를 찍으니 목뼈가 달았다는 충격적이 말도 들었다.

손깍지를 끼고 뒤통수에 대고 머리를 밀어 20초를 버티는 스트레칭도 배워 왔다. 근육에 세방의 주사를 맞았더니 열감에 잠을 자지 못하고 냉찜질을 하고겨우 잠이 들었다.

연말 모임을 모두 취소해야 할 것 같다. 몸 상태가 좋아지면 내 년에 보던지 해야 될 것 같다.


올 한 해도 열심히 달려왔다. 성과는 좋지 못했지만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다. 올해는 가족 모두가 건강한 것으로 만족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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