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손님'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시간의 셈법
만남의 기회를 '횟수'로 환산해 보면 관계의 한계가 명확하게 보인다. 가령 나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아직 정정하시지만, 앞으로 내가 두 분을 몇 번이나 더 뵐 수 있을까? 많이 잡아도 10회가 안 될 것이다. 시야를 넓혀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뵌 횟수를 다 합쳐 봐도 평생 100회를 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매일 함께 지내는 가족이 소중한 것이다. 이런 밀도 높은 경험은 따로 떨어져 사는 사람과는 결코 공유할 수 없다. 시간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그렇다.
지금 집에 있는 자녀들도 성인이 되면 결국 내 곁을 떠날 것이다. 그 이후로는 한 달에 한두 번 보는 손님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이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나서, 나중에 성인이 된 아이와 무언가를 해보려 한들 잘될 리가 없다. 절대적인 시간의 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친밀한 유대감은 절대적인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어려서 형성된 정서적 유대감은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되지만, 어릴 때 만들어지지 않은 유대감을 성인이 되어서 새로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하는 어린 시절의 시간은 대체 불가능하다.
재미있는 건, 어린아이들의 시간은 성인의 시간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느리게 간다고 한다. 아이들이 느끼는 하루는 어른의 1일이고, 1년은 10년과 같다. 나이가 들수록 1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의 1년은 길고 수많은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내 시간을 내어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결코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나의 짧은 시간을 아이의 느리게 가는 시간과 곱해, 더 많은 시간을 사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