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

<<설득의 심리학>>을 읽으며

by 고도

소음 밖에서 나를 다시 읽는 시간

안식년 27일 차, 아침의 고요가 집안을 가득 채운다. 『설득의 심리학』을 읽다가 문득 책을 덮고 눈을 감는다. 무언가를 새로 채워 넣는 독서보다, 이미 들어와 있는 것들을 가만히 되새김질하는 시간이 더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주말 본가인 대전 방문 때는 이런 시간이 불가능했다. 단순히 일정이 분주해서가 아니었다. 돌아온 다음 날까지 이어진 산만함의 정체는 ‘소음’이었다. 쇼펜하우어가 채찍 소리를 그토록 경멸하고, 세네카가 목욕탕의 소음에 괴로워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이 아늑한 고요를 견디지 못하고 소음 속으로 투신하는가? 파스칼이 『팡세』에서 통찰했듯, 그것은 결국 인간의 근원적인 '무료함'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고요를 택하기로 한다. 미디어가 끊임없이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시대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을 관찰하는 행위는 지극히 비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성과, 남들과 다른 인생을 원한다면 시간 또한 남들과 다르게 써야 한다.

오늘 마침 그 '다름'을 시험하는 사건이 있었다. 내가 보유한 종목 중 하나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계좌가 붉게 달아오르는 순간, 보통이라면 마음도 함께 방방 뜨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차분하다. 흥분보다는 냉철한 이성이 앞선다. 왜일까?

가만히 들여다보니 답은 명확하다. 그것은 남의 말에 휩쓸린 요행이 아니라, 나의 철저한 분석 끝에 매집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의 가격은 뛰었을지언정 내가 생각한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득의 심리학』을 읽으며 발견한 지혜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책에서는 우리 몸의 반응, 뱃속의 불편함을 신호로 삼아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투자에서 매도 타이밍은 언제인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누군가에게 내 수익을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릴 때, 그때가 바로 고점이다.

그런데 상한가를 맞은 오늘, 나에게는 누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전혀 없다. 뱃속이 요동치지 않고 편안하다. 이는 아주 강력한 신호다. 아직은 팔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3억만 있어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는 담백한 마인드, 그리고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내 안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함. 이 모든 것은 회사를 다니며 분주함에 쫓길 때는 불가능했던 능력들이다. 소음을 차단하고 제3자의 눈으로 나를 훈수 두듯 바라보는 이 습관이, 훗날 나를 더 특별한 성취로 이끌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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