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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말함 Feb 24. 2022

이야기의 시작

  어떤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둥둥 떠가는 구름 같아서 그저 가만히 있다간 저 멀리 사라져버리기 일쑤다. 이때 언어라는 시선을 통해 그 생각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제대로 명명해내지 않으면 무엇인지 영영 알 길이 없다. 30년을 나 자신과 부대 끼며 살아왔으나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과 내가 사는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이 충만한 지금의 나로서는 무엇이든 기록해두고자 때로는 강박적으로 굴기도 한다.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 영화를 보고 떠오른 느낌을 수첩에 또박 또박 적어놓기도 하고 매일의 일상과 이에서 떠오른 단상들을 쪼가리 형태로나마 적을 때도 있다.


  매킨타이어는 <덕의 상실>이라는 책에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인간의 삶을 하나의 서사로 본 것이다. 과연 그렇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삶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삶, 즉 살아가는 것이란 결국 나를 살피고 확인하는 작업이 아닐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서 삶 속에서 본인이 부여한 역할을 수행하고, 이야기꾼으로서 본인의 삶을 만들어나가며, 이야기의 비평가로서 본인의 삶을 평가한다는 말이다.


   해서 나는 나의 이야기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단순히 이야기로 살아내는 것을 넘어서 내 삶의 모든 순간들에 이야기를 붙여보겠다는 의미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 순간마다 느껴지는 감정들을 하나 하나 붙들어서 풍부한 이야기를 직조하고 싶다. 그렇게 만들어진 편린들이 이제는 하나 하나의 이야기로 당신 앞에 놓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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