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나의 2학기 수업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수업 오픈 첫날 강의를 듣지 못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에버랜드로 향했다.
울 집에서 함께 사는 초, 중학생의 화려한 여름방학 마무리를 위해서였다.
휴가철도 끝이 났고 많은 학교들이 개학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게다가 비 예보도 있었기에 '오호! 기회가 왔구나!' 하는 마음으로 일단 출발했다.
예상대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예보가 빗나가 종일 해가 쨍쨍했다.
예상치 못하게 에버랜드는 매우 경사진 곳에 있다.
사파리 월드 10분
판다월드 10분
아마존 10분
로스트밸리는 60분 ㅜ.ㅜ
T익스프레스도 10분 컷! 애들은 신이나서 4번을 탔다.
-나는 한 번만 탔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목이 욱신욱신했다. 몇 번 더 탔다면 목 한번 까딱하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걷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어트렉션은 일단 줄을 섰다.
모든 게 순조로운 것 같지만 진짜 함정은 따로 있었다.
지금은 여름이고 에버랜드는 야외공원이다.
덥다. 진짜 덥다.
나무 그늘로는 해결되지가 않는다.
언덕을 걷고 또 걷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힘들 때마다 곳곳에 있는 오락실로 들어갔다.
인형 뽑기 몇 판하고 밖으로 나와 걷고, 실내에서 하는 공연이라서 무작정 들어가니 물개쇼였다.
귀여운 물개들 보고 나와서 또 걷고.
내가 초콜릿이 되어 녹아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미리 예매한 7시 10분 출발 버스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집으로 도망쳤을지도 모르겠다.
버스 시간까지는 꼼짝없이 이곳에 있어야 했다.
해가 기울어지니 한 낮보다 살만했다.
끝까지 어트렉션을 타며 당분간 이곳은 쳐다보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마지막을 불살랐다.
에버랜드에서 나오며 확인한 나의 걸음수는 20,000 이만보를 훌쩍 넘겼다.
다리가 팅팅 부어 종아리가 꽉 조이고 있었다.
양말을 돌돌 말아 발목까지 내리니 양말에 있는 모양 그대로 다리에 새겨져 있었다.
많이 걷고 싶다면 에버랜드 강추다. 게다가 경사도 있어서 근력 운동까지 추가된다.
유산소 + 근력 + 담력까지! 한곳에서 모두 해결된다. 엄지척!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며 생각했다.
내일부터 수업을 열심히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아..... 이제 노는 것도 너무 힘들다. 지금 같아선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음냐음냐.
잠꼬대처럼 읊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