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번쩍 정신이 들었다.
'오늘 무슨 요일이지?'
눈을 뜨지 않아 앞이 깜깜한데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아직 몇 시 인지 모르지만 알람이 아직 울리지 않았으니 새벽인 게 틀림없다.
어제.. 무슨 요일이었는지 골똘히 생각하다,
'아. 평일이네. 일어나야겠다.'
실눈을 뜨고 핸드폰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눕는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다시 눕는다.
물 한잔 마시고 정수기 밑에 눕는다.
아... 더 자고 싶다.
2학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오늘이 며칠인지는 고사하고 무슨 요일인지를 모르겠다.
진심으로 그날이 그날이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하루가 끝난다.
그래도 다행인 건 1학기때는 이런 패턴인지 모르고 우왕좌왕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알고 매를 맞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공격은 들어올 것이고, 알고 맞느냐 모르고 맞느냐, 이 차이다.
일요일 아침이었다.
'더 잘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누워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부침개 뒤집듯 침대 위에 있는 나를 계속 뒤집에 본다.
끝내 잠들지 못하고 눈을 비비며 책상 앞으로 가 노트북을 열었다.
부팅이 되는 사이 국그릇에 밥을 담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대충 얹었다.
달걀 프라이 하나 할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만두었다.
의자에 바로 앉아 책을 펴고 그 옆에 그릇을 내려놓았다.
입안 가득 밥을 넣고 수업을 보며 필기를 시작한다.
원래 아침을 먹는 여자이긴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배가 고픈 이유를 생각해 봤다.
"아.. 어제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잤구나."
강의를 연달아 듣고 나니 수업 화면을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전원을 끌까 말까 마우스에 있는 손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노트북 너머로 보이는 하늘에 눈길에 갔다.
해가 중천이다. 구름이 이쁘다. 하늘이 파랗다.
지난주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절반정도 되는 곳에 책갈피가 끼워져 있다. 수업 듣느라 빌려온 책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반납이 코앞인데 다 못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가방에 넣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북카페가 있었는데 오늘 가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천호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한참 걸어 광진교로 올라갔다. 너~~~ 무 습하고 더운 날이라 땀이 비 오듯 흘렀다.
그래도 눈앞에 한강이, 롯데 타워가 보이니 힐링 그 자체였다.
(휴~ 혼자 와서 천만다행이었다. 누군가 같이 온다면 선선하게 바람 부는 날로 잡아야겠다.)
에어컨 빵빵한 '광진교 38번지'를 찾아 들어갔다.
한강 위에 있다더니 진짜였다.
가져간 절반 남은 책의 펼쳤다. 그 공간에서 시간은 2배속으로 지나는듯했다.
10분만 더 읽고 가야지, 하면 30분이 지나고
10분만 더 읽고 일어나야지, 하면 1시간이 지나 있었다.
끝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야 엉덩이를 뗐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자기력 (=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힘)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높은 자기력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성장의 능력이 되어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 - 사이토 다카시
윤슬이 반짝이던 한강 위에서 읽은 한 권의 책에서 한 주 버틸 힘을 팍팍 얻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