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고 있는 방송대는 수강 신청 할 때, 수업비 결제와 교과서 구매가 한꺼번에 이루어진다.
난 [햄버거+음료+감튀]처럼 [수강과목+교과서]를 세트 구매로 여긴다.
하지만 교과책을 구매 안 하시는 분 종종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책 없이..?'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내 생각과 달리,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중고책을 사거나 아니면 강의마다 교수님들이 올려주시는 수업자료를 프린트해서 활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다 구매하는 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며, 안 산다고 100% 불편한 것도 아니다.
혼돈의 카오스였던 나의 첫 학기 수업을 잠시 떠올려보려 한다.
교과서를 대하는 모습은 교수님의 수업 방식에 따라 다르다.
1. 교과서나 워크북을 바탕으로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수업은 책을 펴놓고 들으며 밑줄 긋고 중요한 부분에 빨간 별표를 한다.
중간중간 들어주는 예시를 받아 적는다.
알잘딱깔센한 나의 책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2. 교과서나 워크북을 바탕으로 하지만 중요한 부분 없이 그냥 쭉~ 훑는다.
손에 들고 있던 색깔펜을 내려놓게 되는 수업이다.
술렁술렁 넘어가니 참 쉬운 수업 같지만, 이 과목의 어려움은 시험 볼 때 드러난다.
당최 어디가 중요한지 알 수 없으니 혼자서 공부하기도 어렵고 기말고사 전에 기출문제를 찾아 헤매 이게 된다.
다행인 건 교과서와 워크북에는 단원마다 연습문제들이 있어서 그걸 바탕으로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험문제가 그곳에서 나오면 다행이지만 아닐 경우 폭... 망...
내가 제일 당황했던 경우는 이렇다.
3. 교과서와 수업내용이 목차만 같은 경우이다.
틀림없이 머리말을 같은데 수업내용이 교과서와 전혀 맞지 않는다.
초반에 나는 그걸 다 받아 적었다. 큰 포스트잇에 화면을 멈추고 적어 내려갔다.
그러니 1시간 수업을 1시간 반.. 2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너무 힘들었던 무지의 시절.
자료실에 수업 프린트가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무슨 똥고집인지 4회? 5회 정도까지 필기를 계속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프린트를 해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WOW! 이런 신세계가 있나!
바로 위의 1번 수업으로 변하였다. 알잘딱깔센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뭔 고생을 했나' 헛웃음이 났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두 번째 학기를 맞이했다
물론, 나는 수강 신청한 교과서를 모두 샀다.
수업을 듣으며 위 3번과 같은 수업을 만나면 지체 없이 프린트한다.
1번과 2번 같은 수업에 그림 자료가 나오면 지난 학기에는 손수 다 그렸는데 조금 복잡한 그림은 바로 프린트하여 책에 끼워 넣는다.
수업의 질이 향상되었고 수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다.
-프린트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교수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수업에 수업 자료가 20-30페이지가 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1페이지 A4 1장을 프린트했었다.
몇 번 수업을 듣고 나니 너무 많은 종이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이면지로 활용할 것이지만 당장 좀 줄여햐겠다고 마음먹고 분할 프린트를 택했다.
처음에는 2분 할로.....점점 더 작게 나누며 지금은 8 분할 프린트를 유지 중이다.
노안이 진행 중인 나에게 글씨가 조금 작을 때도 있다. (눈물이 주르륵..)
이럴 때는 수업을 들으며 작은 글씨 옆에 대문짝 만하게 한번 더 써넣어 해결한다.
-나는 흑백프린트를 사용한다.
빨간색, 파란색으로 ppt 된 글씨는 검은색보다 흐리게 프린트되는 불편함이 있다.
걱정 NONO.
다시 빨간 펜, 파란 펜으로 덧쓰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수업 중 소소한 재미로 여긴다.
이번 학기도 부딪히고 깨지며 또 다른 요령을 터득하겠지
또 하나의 산을 넘으려니 참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