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의 마지막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맨틱한 변화는 끝내 없었다.
발병(발병이라고 해야 하는 잘 모르겠지만)하고 눈에 띄게 호전되는 기간은 2주 정도인 것 같다.
막힌 소리가 뚫리는 것도
지지지직 하는 소음이 멈추는 것도
다 그쯤이다.
귓속 주사를 6번 맞았고 치료제도 꼬박꼭박 먹었다.
이후, 의사 선생님은 혈액순환제 1달치를 처방해 주셨고 경과를 보자며 예약을 잡았다.
1달 후
어떠냐는 의사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한 달 전하고 비슷해요. 아직 이명이 있어요. 어떨 때는 크게 들리고, 어떨 때는 작게 들려요, 가끔 이명이 있다는걸 깜빡하기도 해요."
의사 선생님은 잘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처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게 제일 좋다고.
사실 난 신경을 쓰지 않는 건 아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때 의식적으로 볼륨을 조절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거 말고 조심해야 할 게 있나?"
강제적으로 평생 함께 갈 갈 이명이라는 친구를 얻은 느낌이다.
이 친구를 조용히 잠재우는 방법을 알 것 같다.
자~알 먹고 자~알자는 것이다.
간단한데 쉽지 않다.
오늘만해도, 며칠 잠을 설쳤더니 맞지 않는 주파수를 켜 놓은 듯 오른쪽 귀에서 삐-삐 거린다.
'이명 짜식.. 피곤하다고 꼬라지 났네.'
선명한 소리가 들리지만 모른척하고 있다.
이명과 나의 밀당 중이랄까. 후훗
이걸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주아주 흥미진진하다.
이명을 가진 이들이여
오늘도 잘 먹고 잘 자는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