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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난청 - 지극히 주관적인 3주차

by 김소희

4/3

처방받은 스테로이드를 먹는 마지막 날이다.

봉투 속에 딱 하나 남은 약봉지를 꺼내 입 속에 털었다.

2주 동안 아침저녁으로 꼬박 챙겨 먹었는데 시원 섭섭했다. 아니 섭섭이 더 컸다.

먹먹했던 증상이 지난주부터 확 좋아졌던 터라

약을 다 먹을 때쯤에는 모든 증상이 싸~악하며 깨끗해질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힝~

너무 기대했었는지 실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귓속에 삐- 울려대는 이명이 "나 아직 여기 있어요~"하는 것 같았다.

어떨 때는 귀뚜라미 소리로, 언제는 바람개비 같은 소리로 on and off.

갑자기 켜진 스위치처럼 안 들리다가 들렸다.


4/4

4회 차 고막 주사를 맞았다.

청력 검사 결과, 수치가 조금씩 올랐으나 여전히 초반 그래프와 생긴 모양이 똑같다.

그래도 음절 검사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보다 월등히 좋아졌단다.

1음절, 2음절 검사 모두 대부분 알아듣고 잘 따라 말했단다.

의사 선생님은 이명을 의식하지 말고 지내라고 했다.


다른 직원분이 그러는데 우리가 이명을 의식할수록 뇌는 이명이 찾는단다.

술레가 숨은 아이를 찾듯

"얘가 안 들리네? 어디 있니? 나와봐~" 이런 느낌인거지.

의식하지 말라니까 더 의식하게 되는 청개구리 같은 심보가 튀어 올랐다.

들리나 안 들리나 나도 모르게 자꾸 확인을.... 하하하하


약 덕분인지 주사 덕분인지 시간이 흘러서 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땠든 증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2번 더 고막주사를 맞자고 하였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하는 혈액순환제를 1달치 처방해 주셨다.

잘 먹고 빨리 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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