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귀향길 7일 차 7. 흔바위나루, 우보천리

by 윤석구

퇴계 귀향길 7일 차 7. 흔바위나루 강천섬, 우보천리


저녁노을이 남한강 위에 붉게 퍼졌다. 충주 가흥초등학교 운동장, 오늘의 종착지였다. '제6회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 현수막 앞에 섰다. 여주 흔바위나루 강천섬에서 출발, 비내섬을 거쳐 이곳 가흥창처(가흥초교)까지 7일차가 저문다.


운동장 한켠에서 한복 조끼를 입은 앳된 어린이가 힘이 버거운듯 그래도 같은 동료라고 골찌에서 두번째 골인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도포 자락의 유생 옆에 선 작은 아이 얼굴, 퇴계 선생과 미래 세대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오늘 30여 km를 완주한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단에게 김병일 원장님이 마이크를 잡으셨다.
유홍 감사는 직접 나아가 퇴계 선생을 영접하였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스승을 맞이하는 자리였기에, 그 예는 더욱 공손하고 정중하였다. 관아에 이르러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었다. 그 술상은 단순한 접대가 아니라, 학문을 향한 존경과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잔이 오갈수록 말은 깊어지고, 세상사와 도리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함께 배에 올랐다. 물길을 따라 충주로 향하는 길, 강물은 말없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많은 뜻이 오갔으리라.


오늘 유홍 감사와 퇴계 선생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날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이곳에서 맺기보다, 충주의 중심. 옛 관아가 있던 자리, 지금은 공원으로 남아 있는 그곳에서 내일 다시 이어가고자 한다.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로 가흥초등학교 정문 앞 고목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수백 년은 됨직한 굵은 줄기에서 두 가지가 힘차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영락없는 승리의 V자다. 마치 7일간의 귀향길 재현단을 내내 지켜보다가 "수고했네, 잘 걸었네" 말없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오늘도 수km 어쩔수없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전략으로 4km 차달구지에 의존하는 듯
오늘 하루 우보천리(牛步千里)즉 소는 뒷걸음치지 않았다. 느티나무도 알고 있었다.


2026.4.5. 초안을 쓰고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그냥 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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