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은 늘 나를 챙겼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연락을 주셨다.
"오늘 교회 올수 있지?”
처음엔 고마웠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고, 기다려준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 따뜻함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조용히 조여오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나를 짓누르는 또 다른 이름, 실적수련. 6월까지 채우지 못하면 다시 1년을 돌아야 한다는 압박감. 주말에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개인 일정들. 어쩔 수 없이, 나는 교회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왜 오지 않았냐'고 묻는 다정한 메시지. '주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해'라는, 하나도 틀리지 않은 말들.
나는 대답 대신 핸드폰을 조용히 뒤집어 놓곤 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아이러니했다. 주일을 지키자는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나도 안다.
신앙은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하는 거라고. 그런데 현실에 발을 딛고 선 내게, 그 말은 신앙의 가르침이 아니 압박과 자책의 언어로 다가왔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나는 잘못하고 있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깊게 깎여나갔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다른 교회를 찾아갔다. 낯선 거리, 낯선 얼굴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아무도 내 출석을 확인하지 않는 곳. 그곳에 앉아 찬양을 부르고, 기도를 따라 속삭였다.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평안했다. 누가 나를 확인하지 않아도, 누가 나를 독촉하지 않아도, 나는 내 자리에서 조용히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도 괜찮은 거구나.' 나는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혼잣말했다.
돌아오는 길, 하늘은 흐리고, 비는 내릴 듯 말 듯 했다. 나는 작은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걸었다.
비록 서툴고, 느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만의 걸음으로, 하나님 곁을 걷고 있었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평범한 주일, 그 조용한 평안 속에서 나는 내 믿음을, 아주 작게 그러나 단단히, 지켜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