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범하게 월세 세액공제 관련 서류를 정리하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오피스텔의 법적 소유자가 회사 명의였는데, 그 회사 대표가 2014년생이라는 것이다.
14년생.
내가 대학생일때, 이 대표는 세상에 태어났을 것이다.그런 아이의 이름으로 오피스텔 한 채가 등록되어 있다니,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그저 웃겼다.
‘유치원 졸업도 안 했는데 부동산은 졸업했네’ 하는 농담을 친구에게 던지며 깔깔거렸다. 우린 아직도 퇴직금을 걱정하고, 내 집 마련은 먼 나라 이야기인데, 어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부동산을 품에 안는다.
문득 오후에 오피스텔 관리 사무소에 연락했을 때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비서 입니다.”
담당자가 아니라 비서가 전화를 받았다.그 짧은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간극이 느껴졌다.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았다.
다른 세상.
다른 시작선.
같은 노력을 해도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거리.
그러나 나는 그런 생각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 자신이 조금은 대견했다.
열한 살 대표가 무엇을 가지든,
나는 내 속도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느리더라도, 적어도 내 발로 걷는 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