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하루하루 우선순위를 해치우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브런치를 놓친 지 오래되었음을 생각났다. 대학원 생활 중 그나마 위로받고 위로했던 공간인 브런치라서 나에게 애착이 있는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나의 마음을 돌보는 게 아닌 나의 전문분야의 자격증준비에 집중했던 지난날이었다.
현재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오전에는 연구원, 퇴근 후에는 자격증준비, 이렇게 하루하루 고단함의 연속이었지만 또 다른 행운을 경험하면서 올해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때가 아닌가 보다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고 동기가 되기도 했다. 참 여러 감정들을 경험한 상반기였다.
참 슬펐고 애잔했다. 내겐 일어나는 일들이 한 번도 순리로운 적이 없었을까 하면서 그러면서 사이사이마다 새겨 나오는 불안들이 나의 사고를 삼켜버렸고 나의 완벽주의라는 성향이 결국은 나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어쩌면 기쁨이 줄어든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참 공감이 되는 말이다.
왜냐하면 살다 보니 겁이 날 때는 더 강해져야 했고 외로울 때는 더 혼자가 되어야 했으며 지키고 싶을 때는 더 버려야 한다는 것을 매번 느껴지니 말이다.
어느 날 한 클라이언트가 나에게 그랬다.
“선생님, 저는요. 다른 것은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내 마음만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순간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린 어쩌다 이렇게 아프게 지내왔을까, 우리는 왜 무시하며 살아왔을까.
내가 자라온 환경을 탓해야 하나, 사회를 탓해야 하나.
정답은 내 감정에 있을지도 모른다. 즉 감정이 내 상태를 좌우지하고 있다는 것을..
외부요인의 영향에 미쳐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것은 자기감정인데
감정이 불쾌하면 모든 게 불만일 수 있겠고
감정이 욱하게 되면 모든 게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고
감정이 편안하면 내 상태도 무던하게 수용하는 법을 익힐 수 있겠다.
치열하게 상반기를 보내면서 이렇게 나를 다시 발견하는 것, 나의 감정을 새롭게 이해하는 것 참 재미있었던 여정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 나는 오늘도 감정에 귀 기울여본다.
내 감정은 오늘도 안녕했던가... 그리고 그대의 감정도 안녕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