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별을 참 좋아한다. 손목에 자그마한 타투를 새겨 남길 만큼 엄청 좋아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반짝이니까.. 그렇다고 달처럼 우둑커니 제일 환하게 서 있지도 않고 사라지듯 말 듯 밀당하듯이 보여주는 게 나를 더 끌어당긴 이유도 없지 않아 있다. 작지만 빛나는 존재, 그게 별의 매력인 것 같다.
우주에는 다양각색한 별들이 가득 차듯이 이 지구에는 유일무이한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서로 각자의 스피드대로, 각자의 삶대로, 각자의 운명대로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좋았었고 그런 사람을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을 전공하고 지금까지 연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참 감사한 것 같다.
그렇게 필드경험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닫는 게 무엇이냐면 우리는 결국은 반짝이는 별이 되기 위해 끝없이 성찰하고 미래를 꿈꾸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었고 어쩌면 그것들이 스스로가 타락하지 않기 위해서 끝없이 자신을 개발하고 나아가고 싶은 소망이라는 전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인간이 앞으로 걷듯 인생의 길은 앞으로 나 있고 뒤를 돌아볼 때면 인생의 길에 자욱한 안개가 꼈을 때 과거에 나는 어떻게 하여 이 길을 벗어났지에 대한 경험을 끄집어내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다 각자의 방법대로 버텨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단지 방황하는 기간만 다를 뿐이고 결핍을 채우는 과정이 다를 뿐이지.. 살기 위해 의미를 붙잡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개인을 아픔을 가지고 왔다가 점점 달라지는 클라이언트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망, 삶의 의미들이 확신해져 가는 모습들의 그저 내 눈에는 예뻐 보였다. 마치 각자만의 반짝임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최근에는 한국수어에 재미를 붙었다. 한국어라는 아름다운 언어가 수어로 표현한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엄청한 끌림이었다. 그러다 하나둘씩 농인친구들이 생기고 수어를 접하는 환경이 많아지게 되면서 수어와 농문화를 알아가면서 그들은 세상의 소리보다 마음의 소리를 더 잘 들리는 분들이었고 각자의 반짝임들이 내 눈에는 그저 아름다워 보였고 더 빛나보였다. 그들에게 나의 소리를, 나에게는 그들의 소리를 손으로 대화하는 것이 나에게는 신선하고 짜릿하고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얼마 전에 한 클라이언트가 심리치료 마지막 회기를 마치면서 한마디를 해주셨다.
“선생님은 저에겐 참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었어요. 꺼지지 않는 아름다운 그런 빛을 가진 것처럼 매번 저에게 항상 빛나게 비춰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정말 울컥했다..
별 같은 존재, 내가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 클라이언트를 가고 난 뒤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10분 뒤에 다음 상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지상에서 우리는 참 반짝이는 별이었다.
그렇기에 부디 나의 밤하늘에 자신감이 반짝이기를..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기를..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안부를 전한다.
하린아.. 넌 지상에서 참 예쁜 별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