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의 무게 1g

by Rian

걱정의 무게 1g.


흐르는 마음속에 떠다니다가 가라앉으면 묵직함에 무릎이 휘청거린다. 바람 불면 날아가는 가벼움이지만 태풍이 와도 꿈쩍하지 않는다. 꺾이고 부러져 휘몰아치고 넘어지면 그나마 가벼울까.

끌고, 얹고, 앉고. 하루의 무게를 머리에 짊어진다.


걱정의 길이 1cm.


한 치도 안 되는 짧은 길이지만 가시가 되어, 바늘이 되어 심장을 쿡쿡 찌른다. 머릿속에 박혀 북북 휘젓고 다닌다. 온갖 아픔과 슬픔이 고름처럼 흘러나온다.

제아무리 손가락을 집어넣어 꺼내려 해도, 사이사이 미끄러지며 도망 다닌다. 잡히지 않는다. 견디지 못할 만큼도 아니다. 딱 그만큼 지긋지긋하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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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의 형태 동그라미.


둥그르둥그르 잘도 부드러울 것 같은데 정수리부터 발 밑둥까지 잘도 굴러다닌다. 어제까지만 해도 정강이였는데, 어느새 어깻죽지까지 굴러왔다. 지 멋대로, 지 성깔대로 온종일, 한 달, 일 년 내내 떼구르르.


걱정의 색깔 검정.


처음엔 뻘건 것이 예쁜 것 같기도 했지만 다음은 퍼런 것이 좀 쓸쓸했다. 어느 날은 누런 것이 좀 색이 바랜 것 같더니만. 색들이 섞여 이젠 거묵하다. 좀처럼 형태도 잘 안 보이고, 너무 어두워 빠질 것만 같은 깊고 어두운 흑색이다. 이제서야 좀 무섭다.


“후~”


오므린 입술. 옅은 숨바람 한 번에 날아간다. 멀리멀리. 밤송이 같던 가시들이 민들레 홀씨 되어 모랑모랑 흩어진다. 꺼무튀튀하던 색도 점점 옅어져 흐릿해지더니 이내 투명해진다.


이렇게 쉬운 줄 몰랐는데, 그렇게 쉽게 다시 올 수도 있단다.


그래. 그러고 보니 처음 걱정은 저리 가볍고, 부드러운 허연 홀씨 같았다. 머리에 앉아, 어깨에 누워 싹을 틔우더니 무겁고, 아프고, 먹먹했다.


사라지진 않겠지. 또다시 돌아오겠지.


언제든 입술을 오므려 불어주겠다. 휘파람도 하나 얹어서. 어깨춤도 추면서, 휘리릭 한 바퀴 뛰어 돌며. 내릴 새 없이


“후~”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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