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들 그리 화가 나있어요?

당신은 옳은 행동을 했을 겁니다.

by Rian

깊게 숨 한 번 쉽시다.

들이마시고,

천천히 ‘후~’ 내뱉고.


타인의 삶을 정의 내릴 권리가 있을 리가 없잖아요. 실수 없는 인생이 어딨나요. 사람이잖아요. 인간이잖아요.

모두가 평론가로 살 필요는 없어요.


네 맞습니다.


부당한 일에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요?

정치, 경제, 인권, 평등, 노동, 생존, 기본권에 대한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요. 아니 제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이 중요한 문제예요.

싸우고 논쟁하고, 충돌하더라도 얻어내야 하지요.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

왜들 그리 화가 나있어요?


남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내가 불편하면, 그래도 되는 걸까요?

스스로는 괜찮나요?


불친절한 음식점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못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 직원은 힘든 하루였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가족이 입원 중이고 병원비 때문에 웃을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르지요.


내가 왜 그런 것까지 생각해야 하냐고요?

개인이 아닌, 관계와 구조로 이루어진 삶의 영역이니까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공동체는 관용도 중요한 가치입니다.


내가 잘 안다고, 해봤다고, 나이가 많다고 혹은 적다고, 그 다양한 이유를 들어도, 무례할 이유는 없습니다.


예의 없는 사람을 향한 분노는 정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화낼 일이었을까요?


맞습니다. 맞아요.


전 그 일을 겪어보지 않았습니다. 만약 제가 겪었더라도 똑같이 했을 거라는 말. 일리 있습니다.

이 짧은 글에서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옳은 행동을 했을 겁니다.

복수는 사이다만큼 시원하니까요.

나쁜 짓을 하면 대가를 치러야죠.


그런데, 그 정도의 벌이 맞나요?

그렇게 스스로 화내는 게 기분이 좋으신가요? 만족하나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당신입니다.

그냥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일에, 화산 터지듯 불타오르고 계시진 않나요?

분개하며 다른 이를 미워하고 계시진 않나요?

인생의 기준이 타인에게 맞춰져 있지 않아요?


물론 저 역시 늘 격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나를 공격하는 것은 그 누구도 용서치 않고 대가를 치르게 만들 예정입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 감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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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전 예상치 못했던 상대에게 받은 배려를 잊지 못하거든요.

저의 잘못에 돌아왔던 아량과 포용이 감사했습니다.

타인과 살아가는 것엔,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른은 그런 모습입니다.

자신의 합당한 이익을 위해 싸우며, 타인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모습 말입니다.


저는 제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남이 뭐라든 제가 안녕해야 합니다.


위의 예시로 든 음식점 이야기는 저의 상상입니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고, 사소한 이유로 친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뭐 어떤가요.


미움으로 속을 채우지 않으려 노력했는걸요.

분노의 감정들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합니다.

내면에 그런 불편한 것들을 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채,

짧은 글로, 행동으로, 말로 판단합니다.

마침표 하나로도 그 사람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판별하는 기준이 정말 작은 표정 하나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태도 하나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어요.

우리가 모두 같은 인생을 살아 본건 아니잖아요.

타인을 어떻게 알아요.


오직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잖아요.

그러니 스스로 분노에 빠지게 놔두지 마세요.

화낼 가치가 있는 일에 노여움을 터트리세요.

가치 없는 일에 그런 중요한 감정을 낭비하지 마세요.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화가 필요할 때 낼 수 있습니다.

화도 필수적인 마음입니다.

풋사랑처럼 풋화를 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풋풋한 사랑은 귀엽지만, 풋풋한 적개심은 멋이 없습니다.


이제 어른이 돼야 하니까요.

알아요. 저도, 당신도 어른이 되는 과정이죠. 죽을 때까지.

화를 내는 당신께 저도 이해를 해보자면,

몸만 커버리고 아직 마음은 멈춰버린. 우리들이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같이 노력해 보자구요.


혼자서는 힘들어요.

당신에게도 저에게도 생각 못 했던 배려, 아량, 포용, 관용이 필요하잖아요.

받고 싶은걸, 주면 됩니다.

먼저 주면 되돌아오는 것은 분노가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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