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야 말겠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사랑한다면, 영원히 잃지 않는 사랑을 얻을 수 있어

by Rian

행복해지겠다. 행복해지고야 말겠다.

행복?

행복이 뭐였지?


어쩌면 노랑 아지랑이 닮은 봄꽃, 파란 하늘 얼굴 위로 스쳐가는 햇살, 푸른 바다 거품이 모래 사이로 스며드는 소리, 호동이의 존재, 커피를 내리는 정화의 손놀림.


뭐 그런 것들.

별거 아닌 것 같고, 늘 있었는데

그냥 지나치던 아기자기한 일상.

잃어버려야 깨닫게 되는 소중함들.


그런 것들이 나에겐 행복이야.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을 인정해.

행복한 것들로만 채운다고 행복해지지 않아.

불행한 것들이 가벼워져야 찾아올 수 있어.


한계와 자책, 밤마다 찾아오는 깊은 우울과 절망.


또 그런 것들.

대단한 게 아닌데, 항상 맴도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볼품없는 일상.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 마음들.


그래 그런 거.

보들보들한 고양이를 대하는 마음처럼 쓰다듬는다.


적당히, 잘, 딱, 거기까지.

불안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괜찮아.

너도 나지.

나도 너지.

열심히 하지 말자.

그냥 하자.


냉소, 초조, 후회, 좌절로는 감당이 안 돼.

인정하고, 나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면 불행은 옅어져.


쉽지 않지.

용기도 있어야 하고, 부지런도 떨어야 하고, 스스로를 용서해야 해.


특히 용서는 어려워.

스스로를 용서하는 건 너무 어려워.


원망의 대상과 끊을 수 없는 관계잖아.

죽기 전까지 유일하게 미워할 수 있는 대상이니까.


그러기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상대이기도 해.

스스로를 용서하고 사랑한다면, 영원히 잃지 않는 사랑을 얻을 수 있어.


사랑을 줄게.

행복을 줘.

미소에 안겨, 삶의 기쁨을 느끼고 싶어.

바뀌어야 해.

사랑을 주고 행복을 받는 사람으로.


생에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하게 될지 몰라.

그래도 반드시 한 번 이상 온다고 믿어.


눈 뜨지 못한 채, 당시엔 몰라도.

한참 시간이 흘러 알게 되어도.


초록의 메타세쿼이아 숲.

진심 어린 친구의 조언.

특별하거나, 평범하거나, 사람이거나, 장소이거나.


한 번 이상은 올 거야.


몇 번의 순간이, 인생을 정했는지 기억나지 않아.

한 번? 두 번? 네 번쯤?

불현듯 마음에 닿을 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찰나.


새로운 인생을 선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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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한다고

당장 땅이 갈라지고, 별이 쏟아지지 않아.


적막 속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만든 조그마한 물결 정도.

하지만 잘랑거리는 흔들림이, 우릴 행복한 삶으로 조금씩 잡아당길 거야.

매일매일 돌멩이를 던져,

하루하루 파문을 흔들어,

마침내 파도를 만들어 내.


행복의 너울을 타고 흘러가.

끝내 행복에 이를 거야.


행복해지고야 말겠다. 결국 그렇게 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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