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막히고

by 시니브로

저녁 미사 시작 20분 전.

전자 피아노 앞에 앉아 있거나, 주차장, 근처에 도착해야 할 시간이다.


그날은 달랐다.

여전히 운전 중이었다. 일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찍 나선다고 한 시간 반 전에 운전을 시작했다. 도로에 차들이 가득하다. 퇴근 시간을 깜박했다. 그래도 그렇지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영화 라라랜드 첫 장면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여름이라 해는 아직 하늘에 그대로였다. 브레이크와 액셀을 반복으로 밟으며 진행된다. 20분 전인데 옆으로 빠지지도 못했다. 머리를 굴려본다. 집 근처 터널 줄이 말도 안 되게 길다. 터널을 지나 7분. 이 정도의 차량이면 15분은 걸린다.


시간 안에 100퍼센트 도착할 수 없다.


선택지를 골라야 했다. 갈 수 있다는 대책 없는 긍정은 내려놔야 했다. 연락을 해야 한다. 이 시간에 누구에게 와 달라고 전화한 들 올 사람이 없다.


먼저 전화를 들었다. 선창자가 제발 받기를 바라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안 받는다.

다시 눌렀다. 두 번만 더 하고 안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야 한다. 세 번쯤에 선창자가 전화를 받았다. 밖으로 나와서 받느라 늦었다고 한다.


“언니, 아직도 차 안이에요. 근처인데 사고인지 차가 안 빠져요.”


방법을 알려줬다. 덮개를 열고 전원 켜고 버튼 일러주고 책까지 펴달라 부탁했다. 첫 곡, 두 번째 곡까지.

다행이다 통화가 됐다.


이제 다른 길로 달리기로 했다. 돌아가보기로 했다. 다른 동네로 돌아가는 한적한 길이 생각났다.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1차 2차선이 한가했다.


길은 막히지 않았다. 길을 돌아와서 시간이 더 걸렸을 뿐이다. 주차장에 내려 시계를 확인하니 두 곡이 지나갔을 때였다.


이건 내 잘못이다. 그래도 가서 당황하지 말자. 최선을 다했다.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했으니 됐다. 기도하며 차키만 들고뛰었다.

2층에 도착해 심호흡을 했다. 하나 두울 세엣.

이미 늦었는데 숨까지 헉헉대고 들어가면 안 된다.

아무렇지 않게 쓱 들어갔다.


아까부터 이곳에 있던 사람처럼 치며 된다.

당황하면 피아노 소리에 다 드러난다.

신기하다.

아무 일 없이 온 자체가 더 대견하다.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