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전, 아직 집이었다

by 시니브로

반주 시간을 바꿀 때가 있다.


같은 아침이어도 수요일에서 금요일로 변경된다.


저녁도 마찬가지다.


화요일이나 목요일이 그게 그것 같은데 어색하다.



몇 년을 유지하고 시간이 달라지니 헷갈린다.


온몸이 기억 못 하게 방해하는 기분이다.


잊지 말아야지 해 놓고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아직 헤맬 때였다.


누워서 드라마를 보던 중이었다. 하루 종일 밀린 드라마에 빠져 어두컴컴해진 줄도 몰랐다. 12분 전에 전화가 왔었다. 선창자 ooo. 발신인 이름을 본 순간 양팔에 털이 곤두선다. 오늘 내 차례구나. 버튼을 누르니 어디냐는 질문이다. 아직 집이라고 했다. 침대에서 바로 일어났다.


지각이다.

메모도 안 했다. 핸드폰 일정에 적지도 않고 머리만 믿었었다. 뭐 바쁠 일이 있겠어? 하더니 이렇게 됐다. 전자피아노 전원을 켜고, 책 번호만 펴달라고 부탁했다.


씻는 사치는 안 된다. 그 새 1분이 지났다. 양말을 신거나 양치를 할 겨를도 없다. 그냥 나가야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다행히 트레이닝 복이 아니었다. 남색 카디건을 옷장에서 꺼냈다. 손에 든 채 방금 받은 휴대폰과 차키만 들었다. 맨발에 운동화도 감지덕지다.


까치발로 운동화를 걸친 채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버튼부터 눌렀다. 1층이라니. 숨을 크게 들이쉬고 현관문을 닫았다. 구겨진 운동화를 제대로 신고 옷을 걸쳤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1층 버튼을 세게 누르고 닫기 버튼을 두 번 연속 눌렀다. 거울 볼 여유도 없이 숫자만 쳐다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차를 어디 뒀더라? 다행히 나가자마자 차가 보인다.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왔다. 시동을 켜고 출발했다. 두 군데 방향이 있는데 신호등이 없는 쪽으로 커브를 틀었다.

걸어서 7분 거리라 신호등이 안 걸리면 3분에 도착 가능하다. 갈 수 있다. 하지만 절대 서둘러서는 안 된다.

느긋하지만 잽싸게 움직여야 한다.


차에서 내렸다.


감사한 마음이 공기 가득 넘쳐난다.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