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야무지고 말 잘하는 30대 초반 새댁 수정이가 받았다.
상한 빵을 사갔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사과를 하고 환불이나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준다.
그날 그 사람은 달랐다. 수정이가 어느 빵을 사갔냐고 물으니 우리 매장에서 파는 빵이 아니었다.
맞냐고 하니 맞다고 하더란다.
혹시 며칠 전 '맛있다 떡집'에 전화한 적 있느냐고 수정이는 물었다.
그곳은 본인 시댁이라면서. 이런 전화하면 신고하겠다고 하니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수정이 시댁에도 이런 전화가 왔었단다. 시댁 떡집에서 파는 떡이 아닌데 먹고 탈이 났다는 거다.
불특정으로 전화해서 돈을 받아 내는 수법이었는데.
하필 수정이가 그 이야기를 남편에게 며칠 전 들었다.
운이 좋았다.
고성이 오가던 날도 있었다.
역시 먹고 배탈이 났다는 손님이었다. 전해만 들었다. 그러면서 돈을 요구했다.
미안하다고 하며 그러기로 했다고 들었다.
상대에서 욕심을 부렸는지 말이 달라졌다.
사실 그 빵을 시골 마을회관에 가져다 드렸고 어르신 여럿이 아팠다고 했다.
돈 액수를 올려 300만 원을 더 달라고 했단다.
처음에는 순순하게 주려던 일이 이렇게 되자 사장님도 화가 났다.
법대로 하고 병원 진료 확인서를 첨부하라고 말을 했단다.
그랬더니 돈밖에 모른다며 펄펄 뛰었다. 매장시켜 버리겠다는 소리도 함께 말이다.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하면서.
3, 4일 사장 부부가 애가 타서 말라가는 걸 봤다.
밥도 못 먹고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을 보니 나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장님이 밤새 편지를 써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 일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아닌데 줄 수 없다고 했다.
강경하게 나가기로 마음먹고 통화를 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오십만 원만 주면 끝내주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블랙컨슈머는 떠났고, 진실은 뒤늦게 정리되었다.
이미 사람에 대해 환멸이 생겼지만.
작은 빵집의 하루를 묵묵히 지키는 직원들의 시간 속에 기억은 희미해져 갔다.
흔드는 사람보다, 뒤에서 믿고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들로 인해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