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다 좋은 피아노

by 시니브로

남편보다 좋은 피아노이긴 하다.

그러나

사람이 먼저이니 피아노에게 밀린 남편은 미안하다.

남편이 그래도 낫다고 해야겠다.


남편을 비롯해서 가족 중 누구도 나에게 피아노를 쳐 달라고 한 사람이 없다.

그만큼 다들 피아노에 무신경하다.

아니면 그런 말이 나오기 전에 집에서 너무 많이 연습해서 지겨웠거나.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아 사실 잘 모르겠다.


혼자 연습실에 치다 보면 작은 소리에도 놀랜다.

꼭 누가 들어오는 것처럼 부스럭거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요하게 연습실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연습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다.

잠깐 15분, 30분, 60분 정도 연습한다.

시간을 통째로, 3시간 정도는 손에 꼽는다.


매일 시간을 두세 시간 확보해 친다며 훨씬 나을 텐데.

실력이 좋아질 텐데 생각만 한다.

12월에 마지막 레슨을 하고 2주일 정도는 자체 방학으로 쉬려고 한다.

작년에도 그랬다.


에너지를 다시 모아 새로운 1월에 새로운 곡으로 시작하면 느낌이 새롭다.

반짝반짝 새로움이 빛을 낸다.

어떤 곡으로 새롭게 시작할까?

기대만으로 1월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