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니.
책은 조금 읽는 편이었지만 글까지는 몰랐다.
50일 매일 목표를 세웠다.
달성하면 당근을 주기로 했다.
바로 옷이다. 몇 년 전 생일에 무려 백화점에서 입어 보고 산 캐시미어 11퍼센트 원피스가 있다.
좋아하는 스카이블루였다. 옆에 있는 엘로우까지 사고 싶었지만 너무 했다 싶었다.
쇼핑몰을 찾아보니 다른 지역 아웃렛에서 철 지난 옷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옷을 목표로 썼다. 그럼에도 쉽지 않았다.
12시 정오 발행 시간을 앞두고 자폐가 있는 성인 아들이랑 한바탕 했다. 며칠 전부터 계속이었다.
힘든 시기를 여전히 건너던 날들이었다. 외부였다. 달래기 위해 산책을 시도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나를 이리저리 육체적으로 흔들며 담뱃값을 요구했다.
밀기에 넘어졌다. 작은 손길에 나는 밀리고 싶었다. 나는 이 정도니까 제발 나를 낭떠러지로 보내지 말아 달라는 아들에게 보내는 외침이었다.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나를 보더니 아들은 말했다. 카드나 달라고 했다. 채근했다. 내가 또 잊고 있었다. 정상인이 아닌데 나는 왜 자꾸 애를 시험하며 나를 이렇게 모는 걸까?
마음이 무너져 일어서고 싶지도 않았다.
큰일이 난 줄 알고 경비 아저씨가 다가오셨다.
괜찮다며 죄송하다며 일어나 앉았다.
그냥 줘 버리면 될 걸 밀리다 또 이런 꼴까지 당한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나는 대체 왜 이 모양일까? 나는 왜 애를 이렇게 키웠을까? 나는 왜 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지혜나 훈육이란 건 아예 나에게 없는 걸까? 그렇게 상담을 다니고 배워도 이 모양 이 꼴인 내가 참을 수가 없었다.
핸드폰 시간을 보니 30분 전이었다. 아들에게 바보 같았지만 나에게까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작은 터널을 지나며 계속 뛰었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흐르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쓰기도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12시가 얼마 남지 않는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썼다.
너무 속상하다고 자식이 말을 안 듣는다고 그래도 오늘 약속을 지키려 나는 쓰고 있다고.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던 초기 어느 날 썼던 글을 찾았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 7시에 발행했다.
아이가 다시 그렇다..
이런 판국에 잠깐 쉴까? 내가 이거 하는 무슨 의미가 있나?
내가 이럴 정신이 있나? 내가 왜 계속해야 되지?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이웃들의 글도 답도 읽지 않았다.
일찍 잠들려 했지만 그게 맘처럼 되지 않았다.
더욱더 초롱초롱…
무슨 방법이 있을까? 있긴 한 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
그래도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다시 돌아서 그 자리이다…
아이와 엉망이었지만 그날 나는 글을 발행하고 말았다.
글을 안 쓸 이유가 넘쳐난다. 외국 여행을 가는 날은 바빠서. 내가 아픈 날은 아프니까. 글을 쓴다고 뾰족하게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남들보다 형편없는 조회수와 이웃이라서. 글솜씨가 엉망이니까.
많고 많은 이유였다.
다행히 700일 동안 그냥저냥 글을 이어오며 글이 삶이 되고 싶은 소망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