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쌓이는 날들에 대하여

by 시니브로

대단한 날은 없었다.


글을 쌓아가는 동안 하루에 한 편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매일 고민이었다.

아르바이트에 가서 손님들을 관찰했다.

별다른 진상 손님이 없었다.

진상 손님을 발견하며 기분이 좋았다.

글감이기 때문이다.

에피소드가 생기면 기뻤다.

글감이다.


국민학교 일기 숙제가 매학년마다 있었다. 국룰이었다.

별다른 날을 보내지 않았다. 학교 다녀오고 집에 오고 친구랑 놀고 밥 먹은 게 다였다.

글을 쓰니 같은 고민이다.

엄마의 일. 아르바이트. 가족들 케어하기. 내 일 보기.

일주일이 같아 쓸 말이 없었다.

책이라도 읽었다. 서울이라도 가면 횡재였다.


피아노를 배우니 글감이었다. 그러다 한 곡을 5개월째 치니 할 말이 뻔했다.


그러다 알았다. 일상 안에서 관찰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걸. 나만의 시각으로.

어려웠다. 여전히 어렵다. 깨달음과 메시지의 순간이 온 날도 안 온 날도 자주였다.

100일, 200일, 1년, 500일. 숫자로 세지 않던 날들이 더 많아졌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가 더 자주였다.


누구를 만나 깨달음이 올 때도 있지만 그냥 생각 없던 날도 지나갔다.

여전히 무색무취의 하루가 더 많았다.

아직 이름 붙이지 않는 변화가 내 안에 조금씩 자라고 있다.

내게 지금 이 순간이 필요하다.

이 생각으로 하루를 지나온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