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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기이이린 Dec 09. 2021

공무원 준비 실강 vs 인강. 뭐가 더 나을까?

3년간 공무원 준비했던 사람의 공무원 이야기

미리 내는 결론 : 1회독 or 1년 실강. 나머지는 맘대로




아마 공무원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고민해볼 주제일 것이다. 나 스스로 인강만 듣다가 게으름에 패턴이 무너져 허송세월만 보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또 실제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게 더 집중도도 다를까 싶어 실강 쪽에 처음 마음이 기운다. 그런데 반대로 실강을 바로 선택하자니 학원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부담에, 지방러라면 노량진에서 자취를 해야 하니 가격적인 부담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많은 공무원 준비생분들이 여러 가지를 고려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갈등을 겪을 것 같다. 사실 어떤 길이든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실강과 인강 모두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내가 느낀 점을 바탕으로 수험생들을 위한 가이드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꼼꼼히 읽어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한 후 자신에게 맞게 강의를 선택하도록 하자.


현재는 코로나 상황이어서 아마 실강은 대부분 듣고 있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곧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면 실강의 숫자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나는 코로나 이전부터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하고 아래 내용을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실강의 장점



1. 분위기


개인적으로 실강과 인강 두 개를 모두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집중도는 실강이 더 높았다. 당연하다. 왜냐하면 분위기 자체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수백 명이 함께 침묵 속에서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상황과 혼자서 핸드폰 or 컴퓨터 or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며 듣는 강의는 집중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분위기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직접적인 경쟁자들이 우글우글 모여서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공부에 집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특히 내 경우에는 법원직 공무원을 준비했었는데 8과목이나 되는 시험이다 보니 매일 아침 7시반 영어 특강 ~ 오후 6시까지 강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일주일에 4일이나 있었다.(이틀은 1시까지만. 일요일은 휴식) 그러다 보니 공부가 길어지면 체력이 달려서 집중도가 흐려질 수밖에 없었는데 학원에 앉아서 경쟁자들과 함께 같이 공부하다 보니 집중력이 내려갈 수가 없었다. 이 분위기라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면 절대 느낄 수가 없는 데다가, 내 마음가짐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한 번은 무조건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가뜩이나 독서실 or 집에서 혼자 공부하면 집중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데, 그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집중하지 않으면 공부 효율이 더더욱 떨어지게 된다. 정말 환경이 허락한다면 무조건 최소 1회독이라도 가서 실강 듣기를 추천한다.

더해서 모의고사 같은 것들을 칠 때도 실제 시험과 같은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 조성도 확실하게 장점이 될 수 있다. 집에서 혼자 시간 재고 푸는 모의고사랑 실제 시험장과 같은 분위기에서 푸는 모의고사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실제 모의고사를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실강이 주는 '분위기'라는 장점이 대단히 크다.  

다만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그 이후에는 개인의 성향에 맞춰 공부를 이어나가면 된다. 실강을 들은 후에 인강을 들었더니 집중도가 너무 떨어지고 자신이 게을러지는 것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실강을 이어나가야겠지만, 혼자서도 학원 분위기를 상상하며 잘 공부가 된다면 굳이 실강을 갈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성향에 맞춰 이후 강의를 선택하도록 하자.




2. 외로움 없애기


요거는 사람마다 공부 성향이 조금 다를 텐데, 혼자 공부해야 잘 되는 스타일이 있고, 다 같이 공부해야 잘 되는 스타일이 있다. 만약 내가 혼자 공부하는 게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다른 사람과 같이 공부하면서 시너지를 내야겠다 생각하면 실강이 훨씬 좋다. 아무래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같은 데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실제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고 밥도 먹고 문제 풀이도 공유하고 모의고사 가지고 떠드는 게 받는 에너지가 분명하게 다르다. 개인이 외로움을 많이 타고 누구랑 같이 뭐 해야만 지치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성향의 사람이라면 긴 수험생활을 버티기 위해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할 수 있으니 그런 점을 고려해서 실강을 듣기를 바란다.

근데 나는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실강을 다녔을 때에도 아는 사람 없이 그냥 혼자 공부했다. 밥도 혼자서 먹고 공부도 혼자서 하고 누구랑 굳이 말 안 하고 다녔다.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굳이 실강에 큰 메리트는 없는 편이다. 그럴 거면 인강이나 별 차이가 없다. 내가 누군지를 잘 파악해서 선택하도록 하자.

그리고 오히려 스터디 모집해서 갔다가 놀자판 돼가지고 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잘 선택해서 공부하기를 바란다. 섹터디다 어쩌고 소리는 많이 듣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터디를 안 해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ㅎㅎ;; 자신이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혼자 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혹은 나는 멀쩡하더라도 남이 이상한 사람이면 괜히 영향받아서 조금씩 무너지다가 다 같이 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꼭 유의해서 공부를 하도록 하자.




3. 규칙성


기본적으로 학원의 강의 시간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정해진 시간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학원에 돈은 냈으니 좋든 싫든 강의를 하는 시간에는 학원에 가서 앉아있어야 하고, 그 시간 안에는 집중을 하든 안 하든 눈은 책을 보고 있어야 한다.(학교 다니듯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실강이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된다.

만약 오늘 너무 컨디션이 안 좋고 몸이 찌뿌둥해서 도저히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다고 가정해보자. 집에서 인강을 듣는 사람이라면 아마 "어차피 컨디션도 안 좋고 집중도 못 할거 같으니 1~2시간 더 잠을 자고 일어나서 공부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더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런 일이 하나 둘 겹치면서 아침잠이 더 많아지고, 생활 패턴이 서서히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강을 듣는 입장에서는 만약 오늘 수업을 놓치면 따로 1~2일 뒤에 올라오는 인강을 찾아서 들어야 하고, 오늘의 복습 시간도 텅 비어버리고 내일모레 복습 시간이 무지하게 늘어나게 되니 자신 공부 계획이 모두 엉켜버리게 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몸이 좋지 않더라도 수업을 들으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몸이 좀 안 좋았다고 해서 공부 계획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 공부에 있어서 계획을 짜 놓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게 정말정말 중요하다. 이 순간의 유혹을 못 참고 잠들거나 휴식을 취하는 게 사실 전체 수험기간을 놓고 보면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이것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 잠깐의 유혹에 빠지는 게 되게 마약과 같아서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대담해지고 과감하게 누리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에도 경쟁자들은 묵묵히 참아내고 이겨가며 공부를 하고 있다. 만약 공부 분량이 상당히 많은 과목이 많은 직렬이라면 이 차이는 더더욱 심하게 벌어지게 된다. 그러니 규칙적인 공부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실강을 듣게 된다면 인강보다 규칙적인 공부에 훨씬 도움이 많이 되니, 내가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의지가 약하다면 실강을 꼭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인강의 장점



1. 비용


사실 인강이 여러모로 부담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인강 가격이 실강에 비해 싸고 교통비 외 여러 부분들을 생각하면 인강이 부수적으로도 상당히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만약 지방러인데 실강이 노량진에서만 열린다고 한다면 노량진 고시원에서 자취를 하며 실강을 들어야 하는데, 노량진이 수험생들 천지라 물가가 좀 싼 편이라고 하더라도 매달 나가는 고시원 비, 밥 값을 생각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내가 준비할 때 고시원 방값이 아무리 싸도 30만 원. 안에 화장실 있는 곳은 40 이상이 그냥 넘어갔으니... 지금은 서울 집값이 폭등해서 더 심할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부수적으로 비싼 학원비 + 책값 + 세탁비나 필기구와 같은 기타 자잘한 비용들을 합하면 실강을 위해서 생각보다 굉장히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니 집에서의 지원이 없다면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돈에 여유가 없는데 굳이 실강 오기 위해 무리할 필요는 전혀 전혀 없다. 각오와 끈기만 충분하다면 인강만으로도 성적을 높일 수 있으니 인강으로 열심히 공부하자. 보통 학원에서는 반드시 실강이 좋다고 실강을 강력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강만으로도 시험에 붙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가끔 실강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경우도 많은데 실강 하고 인강 하고 솔직히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굳이 불안함을 가질 필요는 없다. 비용적으로 자신의 환경을 잘 따져보고 실강과 인강을 선택하도록 하자.




2. 시간


기본적으로 학원을 왕래할 필요가 없고 배속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훨씬 더 여유롭다. 일단 학원까지 가서 강의 들을 필요 없이 집 or 집 근처 독서실이나 도서관까지만 가면 되기에 통학에 사용하는 시간이 일단 세이브된다. 그 아껴놓은 시간을 잘 활용해서 휴식을 취한다거나, 공부를 더 한다던가, 머리를 쉬기 위해 뭐 편하게 드라마를 잠깐잠깐 챙겨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영리하게 시간을 세이브한다면 오히려 인강이 실강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하게 된다.

또 강의를 1.2배, 1.4배, 2배와 같이 빠르게 감아서 들을 수 있으므로 시간 절약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강의를 하다 보면 강사님들이 모두 공부에 중요한 내용만 강의를 하는 게 아니다. 가끔 웃으라고 뻘 소리도 하기도 하고, 내가 이미 아는 내용인데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느라 시간을 많이 쓰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배속 기능을 이용해서 내가 별로 원하지 않는 부분은 빠르게 넘겨버리고, 내가 원하는 부분은 연속해서 들으면서 공부의 질 자체를 높일 수 있다. 그렇기에 시간적인 측면에서 인강이 가지는 이점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공무원 공부를 어느 정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인강을 훨씬 추천한다. 시간적인 면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 능력과 합격 확률을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3. 자율성


학원의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실강보다 훨씬 자유롭게 자신에게 맞춰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아침잠이 좀 많은 사람이라면 억지로 비몽사몽 한데 아침부터 일어나서 집중도 안 되는 공부를 할 필요 없이 깔끔하게 조금 더 자고 일어나서 개운하게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밤에 좀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라면 굳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원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조금 먼저 공부를 시작하고 일찍 끝낼 수도 있다. 또, 평일에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한다고 하면 그 시간은 고대로 하루 미루거나, 빈 공간은 일요일에 쏙 넣으면 되기 때문에 내가 계획을 세우는 것도 편하게 가능하다. 이렇듯 자신의 생활 패턴이나 습관에 맞춰 공부 시간이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똑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훨씬 효율적으로 공부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공부 습관이 갖춰지지 않고 의지가 약할 때에는 이 자율성 때문에 폭망 하는 경우가 있으니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다. 그래서 자신의 직렬을 최소 1회독 이상, 길게는 1년 이상 해 본 사람만 이 자율성이라는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향과 환경을 잘 파악해서 자율성을 활용해보자.

 


요렇게 실강과 인강의 장점을 각각 정리했는데, 서로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기에 사실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조금 힘들 수도 있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맨 위에 써 놓은 것처럼 실강을 1회독 or 1년 정도 듣고, 나머지 기간에 자신이 선택해서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공무원을 처음 준비하는 기간에는 학원 돌아가는 시스템도 잘 모르고, 공부 내용도 잘 모르기에 갈팡질팡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실강을 들으면서 공부 습관과 규칙을 만들어가고, 내가 어쩔 때 공부를 잘하는지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1회독 이상을 진행하며 내가 의지가 강한지 약한지, 외로움을 많이 타는지 아닌지, 분위기에 많이 휩쓸리는 타입인지 등을 잘 알아보고 난 후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을 하면 된다. 어느 정도 공무원 공부를 진행했다면 꼭 실강만이 답은 아니고 인강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실강이 가격적으로 좀 부담스럽고, 실강의 비효율적인 시간을 아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면 인강으로 강의를 들으면 된다. 반면에 실강이 체질에 너무 잘 맞고 인강으로 돌리면 완전 게을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실강을 지속하면 된다. 뭐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을 잘 알고 난 후에 뭐든지 선택해서 공부를 이어나가도록 하자.


나는 처음에 공무원을 인강으로 시작했었는데 민법, 민사소송법과 같은 법 과목을 들을 때마다 도대체 뭔 소린지 하나도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 완전 무너져버렸던 기억이 난다. 반복해서 들어도 들어도 아예 이해가 안 돼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고, 조금씩 조금씩 진도가 밀리다 보니 어느 순간 손도 못 댈 정도로 밀려있는 상황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 회독부터 실강으로 진행하기 위해 학원으로 가서 공부를 했고, 이후 공부 습관이 잡히고 공부 내용을 알게 된 후에는 다시 인강으로 돌려서 공부를 지속했다. 여러 경험을 한 결과 나에게는 인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인강을 계속적으로 돌리게 된 것이다.


여러분들도 각기 성향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만큼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을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굳이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실강을 듣든 인강을 듣든 결국 합격하는 사람은 하고 못 하는 사람은 못 할 뿐이다. 절대 쫄지 말고 어떤 방법이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공부해보자! 어떤 방법이든 간에 최선을 다하고 꼭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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