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공

마음을 깁다.

by 양월송

사느라 해지고 세상 가시에 걸려

툭, 하고 터져버린 상처 난 몸과 마음

어디 솜씨 좋은 수선공 없나요


냉대 받아 꽁꽁 언 시린 가슴과

삶의 무게에 휜 허리까지

부드러운 명주실로 꿰매줄

번쩍이는 은 바늘이나 금바늘이

아니어도 좋아요


그저 투박한 손길에 온기가 담겨

덧난 상처 하나하나 세심히 살펴 준다면

세상 풍파에 짓이겨진 누더기 인생이라도

한숨 크게 돌리고 웃어볼 텐데.


눈 온 다음 날, 빳빳하게 빤 옷을

볕 잘 드는 길목에 널어두고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포즈를 취해보고 싶습니다.

빛을 쫓아 파닥이면 나방이라 부르고

향기를 쫓아 너울대면 나비라 부른다지요.


지쳐 흐느끼던 고단한 영혼이

빛을 향한 나방이면 어떻고

향기를 품은 나비면 또 어떨까요.

이미 그대의 손길에 아픔은 아물어

속살 비치는 도도함마저 피어나는걸요.

애썼다, 고생했다, 톡톡 두드려주며


내 마음 촘촘히 기워준 수선공아.

이제 청사초롱 환하게 불 밝혀다오.

서러운 눈물은 저 멀리 흘려보내고

참으로 평온한 꿈속으로 나를 안내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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