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협착과 디스크가 가르쳐 준 "나를 아끼는 법"
다리가 저리고 걷는 것조차 고통으로 변했을 때야 비로소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화면 속에 비친 내 척추의 모습은 그간 내 몸을 얼마나 무심히 대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허리 협착'이라는 진단과 함께 머리 뒤쪽부터 다리 끝까지 이어진 통증의 실체를 짚어 내셨다.
3번과 5번 디스크는 이미 제자리를 이탈해 있었다.
이 모든 고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운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잘못된 자세.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래 방치했던 내 몸의 비명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허리가 앞으로 굽어질 때까지 나는 이 고통을 얼마나 미련하게 참아 왔던 걸까!
물리치료와 도수 치료를 받으며 비명을 지르는 근육들을 달래고 있을 때, 내 몸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제발! 이제는 네 몸 좀 아끼고 살라고!!!"
감압치료로 척추사이의 숨통을 틔우고, 병원에서 배운 운동 치료를 집에서 틈틈이 이어갔다.
그렇게 조금씩, 지독했던 허리와 다리의 통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고통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것은 다름 아닌 "자각"이었다.
나는 그동안 나를 혹사하며 살았던가!
아니면 아끼며 살았던가!!
성취와 효율을 위해 내 몸의 기둥인 허리를 소모품처럼 써버리진 않았던가!
이제 사람들은 100세 시대를 말한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몸으로 맞이하는 장수는 "축복" 이 아닌 "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과연 이 몸을 이끌고 그때까지 건강하게 걸어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치료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내 몸과 화해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나는 무리하게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
틈틈이 허리를 펴고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100년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할 유일한 동반자인 내 몸을 위해 오늘도 나는 바른 자세를 고쳐 잡는다.
결국 나를 지탱하는 것은 내 의지가 아니라,
내가 아껴준 내 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