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글은 나에게 작은 도피처였다.
세상의 소음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종이에 펜을 대는 순간, 오직 나만의 세계가 열렸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조심스레 꺼내 적기도 했고, 차마 말하지 못한 슬픔을 단어로 대신했다. 그때의 글들은 서툴렀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의 가장 솔직한 얼굴이 담겨 있었다.
나는 오래도록 '작가'라는 단어를 멀리서 바라만 보았다. '그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겠지?' 라며 애써 선을 긋곤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삶의 굴곡을 지나며 깨달았다. 작가는 거창한 자격이 아니라, 단지 자기 이야기를 성실히 써 내려가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삶의 무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적어내는 글들이 모여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길이라 믿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평범한 하루를 살아간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나서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웃고, 지친 저녁에는 책상에 앉아 조용히 마음을..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도 만들었다. 하루 5분... 글로 나의 마음을 적는다. 힘들었던 감정... 기뻤던 순간, 그리고. 작은 걱정까지.......... 그대로 두는 대신 꺼내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 속에서 글감이 자란다. 때론 사소한 풍경이 문장이 되고, 아픈 기억조차 글로 적히면,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글은 나를 붙잡아 주었고, 나를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 주었다.
이제 나는 작가의 꿈을 더 이상 "꿈" 이라고만 부르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시작이 될 것이다. 글은 나의 목소리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다. 나는 그 다리를 건너, 오늘도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다. 언젠가 내 이야기를 기다려 줄 독자와 만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