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할 수 있어. 당신이니까

by 김미숙

백병원 퇴원 날짜가 다가왔다.

마음은 뛸 수 있을 것 같으나 왼쪽 다리와 팔이 뜻대로 되지 않아 씻는 것도 편치 않으니 나의 도움으로 샤워하고 옷 갈아입는 것이 못내 자존심 상한 일인지 사소한 것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재활병원을 알아보고 입원을 결정했으나 정작 본인은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렸다.

집에서 토, 일을 보내고 월요일 재활 병원 입원하기로 합의를 보고 퇴원하고 집으로 왔다.

집이 주는 행복을 문을 열자마자 느꼈는지 흐느껴 울었다.

잠시 쉬고 산책을 갔다. 한 손에 지팡이를 짚으며 딸들의 부축을 받으며 산책길을 나섰다.

병원 복도의 평평한 길을 걷다가 산책로를 걸으니 조금 힘들어하였고 조금 경사진 곳이 나오니 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질질 끌며 걸었다.

구름 위인지 길이 스펀지 인지 감각을 느낄 수 없다고 했다.

길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의 문제임을 알아차리고 지팡이 사용법을 익히자고 하니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지팡이를 내 던졌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움직이려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재활 병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 생활하며 혼자서 운동할 수 있다고 또 고집을 피웠다.

월요일 아침 병원으로 향했다.

10분 걸어서 가는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 걷다가 쉬었다가 스텝을 꼬아가며 절며 걷는 남편의 손을 잡으며 "할 수 있어~~ 당신이니까" 응원한다.

아프다는 것은...... 뇌경색 환자가 된다는 것은....

멈춰버린 몸보다는 멈춰버린 생각과 뇌가 더 컸다.

통합 간병이 가능한 병실에 들어서니 부쩍 늙어 버리고 초라해진 남편 옆의 나는 더 젊어 보였는지 요양보호사님께서 "며느리가 모시고 왔나 봐요? " 하는 말에 또 한 번 짜증을 냈다."마누라요!!"

입원을 시키고 돌아오는데 주위 환우들을 보는 순간 울 남편도 여기서 멈추면 어쩌나! 정상으로 돌아는 올까? 하는 마음이 들어 서글퍼졌다.

통화도 자주 하고 했는데, 저녁 퇴근 후 휴게실에서 만날 때마다 옆에서 똥기저귀 갈고.. 요양보호사님이 약을 까서 주는 것.. 생선 가시 발라주는 것이 너무 싫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울면서 떼를 썼다.

조금만 참고 더 편하게 걷게 되면 집으로 "꼭!!!" 데리고 가겠다고 하고는 돌려보냈다.

밥을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하여 개인 간호 간병실로 옮겼다. 때로는 내가 곁을 지켜 주고 때로는 혼자 지내다가 도저히 적응을 못해 낮병동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으로 옮겨 출근하면서 데려다주고 오후에는 딸들이 데려오곤 했다.

수업은 정말 재밌어했다. 종이접기, 글쓰기, 글 읽기, 춤추기 등등 여러 프로그램들과 재활 운동과 도수 치료까지 받으며, 다시 예전의 친절한 종태 씨로 변해 갔다.

처음 30분 넘게 걸리던 거리도 20분..... 15분......으로 좁혀졌고 재활 운동 후 집으로 퇴근하는 걸음은 행복한 실룩임까지 주었다.

집이 주는 행복함과 안락함을 우리도 알지만 남편은 세상 더 행복해했다.

초반에 내가 했던 거와 비슷한 반복 운동과 반복 행동과 심리 치료까지 병원은 정말 마법사 같이 사람을 바꿔 놓았다.

"나는 뇌경색 환자다"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을 듣지 않던 왼손과 왼발은 또 아무것도 아니었다.

종태 씨!!! 할 수 있어 당신이니까!!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