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병원을 다니며 저녁 산책은 우리 부부의 일상이 되었다. 남편도 이제 일상으로, 가장으로 돌아오기 위해 자신만의 속도로 걷고 또 걷는다. 남편은 여전히 왼발에 힘이 실리지 않지만 매일 한 걸음씩 집 근처 축구연습장이 있는 공원을 걷는다. 그날도 평소처럼 걸었다.
"조금 더 땀을 내 볼까?" 나는 빠른 걸음으로 운동장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두 바퀴....
남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숨이 턱에 찰 무렵,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 그 자리에 남편이 걷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 있어??" 숨이 턱까지 찬 남편은 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로 나를 향해 웃는다. 그 순간, 나는 알아차렸다. 그는 전력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는 것을......
보이면 걷고, 안 보이면 뛰고, 그렇게 나를 바라보며. 애쓰는 남편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예전처럼 빠르게 뛸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나를 지키려, 가정을 지키려, 나와 함께 하려 그 자리에 뛰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고마워 마음이 뭉클해졌다. 손을 꼭 잡고 돌아오는 길... 남편에게 말했다
" 오늘 참 잘했어!! 내일은 우리 같이 천천히 뛰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