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병원 밖의 봄

by 김미숙

인생이 그러하듯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닥칠 때마다 나는 절망보다는 항상 희망을 먼저 생각했다. 병원 밖의 봄은 나에게 가혹하리 만큼 힘들었다. 의지 할 사람이 없다는 것 , 내 속내를, 내 속을 다 펼쳐놓고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나를 참 외롭게 했다. 여린 두 딸들에게 내 사정을 얘기하기도 참 힘든 일이며, 친정 식구들에게도 내 속내를 내 비치기에는 나는 너무 나를 감싸고 살아왔었나 보다. 경제적인 것을 떠나 나 힘들다고 얘기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나를 으로 힘들게 했는지... 친한 동생이, 남편 쓰러진 날 본인이

걱정이 되어 " 언니? 괜찮아? 나는 참 언니가 걱정이다"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나 괜찮지 않은데 나는 여태 힘들다는 소리를 못하고 살아왔었던 것 같았다. 내 나이 스물여덟에 태어난 지 28일 된 둘째를 하늘나라 보내면서...........

그때부터 나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지 못한 채 나를 칭칭 감고 살게 되었다 나는 그때 참으로 어린 나이에 자식을 떠나보내야 했는데. 친정 엄마조차도 제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데 가는 거 아니라고 안 오셨다. 스물여덟...,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오는 길이 먼 것도 아니고. 열 달 품어 심장이 좋지 않아 28일 만에 하늘나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나에게 아무도 없었다. 그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메고. 가슴 한편이 저린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살아왔다. 울음도 하소연도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채 ....지금 남편이 쓰러지고 병실을 오가는 이 삶 속에 문득문득 나는 왜 그때가 생각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때의 나랑 지금의 내가 겹쳐지고 아물지 못한 상처가 욱신거린다. 아직도...

남편은 병원에서... 나는 나의 연민에 빠져 내 깊숙이 숨어 있던 슬픔까지 소환하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나를 껴안아 줄 수 있는 따뜻한 위로가 오길...

오늘도

나는 조용히 바라본다.

하늘을. 그리고 그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