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이 된 진이는 아빠가 아프다는 말에 모든 것이 불안해졌다. 자칭 하인 1번으로 불릴 정도로 아빠에게 의존도가 높은 아이여서 그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병원에 계신 아빠를 대면하는 것도 힘들어서 미루다가 용기를 내어 왔다.
딸아이를 만난다는 설렘에 샤워도 깨끗하게 하고 나름 변신하고 만났으나, 아이는 아빠의 모습을 본 순간 세상을 잃은 양 울었다. 본인도 아빠 앞에서 울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나섰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빠의 무너져있는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으리라 짐작했다.
"엄마! 아빠 죽지는 않는 거지?"
"저 대로 살아만 계셔주셔도 된다고 얘기해도 돼?"
내 귀에 속삭이며 물었지만 영문도 모르는 종태 씨는 두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
세상 활발한 진이는 "종태 씨! 조매 다쳤다고 기죽어 있는 거 아니지? 괜찮아! 내가 돈 벌어서
1억 도 주고!, 샤넬도 사주고!, 어~~ 좋아하는 옷도 많이 사 줄 테니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 줄 테니 밥 잘 먹고! 운동 많이 하고!, 엄마 말 잘 듣고!........." 그러며 아빠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며 하던 대로 늦둥이 재롱둥이 모습을 보여주니
종태 씨는 헤벌레 좋아한다.
진이는 그때부터 마음이 자라나고 있는 듯했다.
나에게도 아빠만 챙기라며 자기는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라고 쿨하게 집으로 돌아가며 아빠를 꼭
안아 주며. " 항상 사랑하는 거 잊지 마! 우리 종태 씨! 사랑해!!!...."
뒤돌아 가는 모습에 마음이 저릴 정도로 아팠다.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가는 조그만 저 어깨는 어쩌냐? 어쩌지, 저 아이에게 아빠가 전부였을 건데 어쩌냐?
그랬던 저랬던 딸아이가 와서 감자튀김 몇 개 얻어먹어 기분 좋아진 종태 씨는 병실에서 딸아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행복해했다.
해서 백병원을 나와서 재활 병원 다닐 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아빠를 응원하며. 조금만 잘해도
" 종태씨!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