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친구의 죽음

by 김미숙

남편의 친구가 삶을 비관하여 옥상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다. " 베르테르 효과"처럼 남편에게 전염될까 봐 우려되어 자꾸만 남편을 살피게 되었다. 친구는 젊은 시절부터 도박을 즐겼으며, 그 도박으로 인해 집도, 가정도, 직장도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삶을 목적지 없이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단배처럼 위험하게 살다가 허망하게 쓸쓸히 고통스럽게 마지막을 맞이했던 것 같다.

나는 남편친구를 떠올리며 자기 목을 조일 밧줄을 준비하고, 본인의 마지막 장소를 정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 용기로 살아가지 왜 그랬을까? 그러나 용기도 살 이유가 있어야지 낼 수 있지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이 없으면은 아니 살아갈 이유가 없으면은 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그는 자존심이 아주 강하면서 깎이지 않는 돌 같았다. 무엇이던 받아쳐 내고 말꼬리를 잡아서 고집스럽게 자기의 옳음을 주장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고집을 조금만 꺾고 살았다면 아니면 나 힘드니 누구라도 좀 도와 달라고 죽을 것 같다고 소리쳤다면 좋았을걸! 혼자서 모든 잘못을 본인에게 돌리고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던 비겁한 60대 남자는 너무 허무하게 끝내 버렸다.

주변 친구들은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너는 괜찮냐고? 친구 한 명을 잃으니 뇌경색으로 재활하며 사는 울 남편이 생각나서 여기저기서 말동무를 자처한다. 남편은 "나는 든든한 친구가 집에 있어서 괜찮아!" 그 한마디로 끝을 낸다.

조문을 다녀온 남편이 못내 걱정스러워 빤히 쳐다보니 슬픈 미소를 짓는 눈동자가 촉촉했다. 마음으로 얼마나 울고 있을지 등을 토닥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