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작은 도전

by 김미숙

오늘은 쉬는 날이라 일찍 집안 정리를 하고 가방에 간식과 얼음물을 챙겨 집옆 산책로를 따라 낮은 등산로를 가기로 했다. 평소에 많이 산책로를 걷기도 해서 가벼운 등산로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천천히 올랐다. 등산로 옆길에 계곡이 흐르고 있어 포기하고 발 담그고 간식이나 먹고 내려가자고 해도 꼭 한번 올라가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등산로를 오르기로 했다. 등산로이지만 아프기 전에는 가볍게 오르는 길이기에 염려하지 않고 올라섰다. 나무 숲에 들어서니 도심 속옆에 이렇게 가까이 산이 있다는 것에 둘이서 감탄을 하며 예전에 보이지 않던 풍경들을 눈에 담으며 행복해했다. 올라가서 앉았던 벤치를 앉아보고는 너무 좋다는 말을 둘이서 연이어하며 시간 되면 자주 오르자고 약속한다. 낮은 등산로 옆 개울에 앉아 가져갔던 고구마, 계란, 오이를 먹으며 너무 행복함을 느꼈다. 남편이 아프고는 첫 등산이기에 너무 행복을 만끽하며 들풀이며,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살도 너무 예뻐 보였다. 내려오는 길에 남편의 모습이 이상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걷지를 못하고 있었다. 길가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천천히 집으로 내려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콜릿을 하나 먹이고 작은 딸 간식으로 싸둔 유부 초밥을 먹여 안정을 취하게 했다. 휴식 후 샤워를 끝낸 남편의 컨디션이 돌아왔다. 사실 눈동자나 걷는 모습이 평소와 달라 놀랐다. 남편이 그제야 왼쪽 다리에 힘이 없어 오른쪽 다리의 힘으로 산을 오르니 내려오면서 오른쪽 다리에 순간적으로 힘이 풀렸단다. 휴식을 취하고 시간이 지나니 다시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김밥을 싸서 한번 더 올라가 보자고 하는데, 망설이고 있으니 혼자서 올라가 볼 거라고 한다. 무슨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하러 가는 표정으로 단호한 어투로....

남편은 그런 사람이었다. 쉽게 포기하지도, 굴복하지도 않는 사람....

내일은 똑같은 등산길이어도 오늘과 다른 모습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