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걷는 당신

by 김미숙

당신의 걸음이 느려진 날부터

나는 세상의 속도를 낮추었다.


빗소리보다 천천히,

숨결보다 조용히,

당신의 발끝을 따라 걷는 일이

이제 나의 하루가 되었다.


넘어지던 그날의 공포는

아직도 내 기억속에 젖어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 위로

당신의 미소가 피어날때

나는 알았다.

기적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다시 걷는 당신의 모습이라는 걸

당신의 한걸음에는

수많은 새벽의 땀과

견딘 시간들이 숨어 있다.

나는 그 모든 걸음마다

당신의 용기를 본다.


오늘도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아름다운 걸음을 걷는다.


그리고 나는

그 길 끝에서

조용히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