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행사장에서 배운 인생의 옷

by 김미숙

백화점 의류 행사장

오픈 시간에 맞춰 두 분의 할머니가 천천히 들어오셨다.

노련한 매니저는 두 분의 스타일을 살펴보며,

스타일과 피부색을 단숨에 스캔했다.

그리고 잠시 망설임도 없이 어울릴 만한 옷을 꺼내 건넸다.

" 이 옷 한번 입어 보세요!"

거울 앞에 선 할머니들의 얼굴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유달리 백화점 조명 아래의 거울은 누구나 조금 더 날씬해 보이고, 조금 더 예뻐 보이게 만든다.

" 이렇게 비싼 옷은 처음이야!"

할머니 중 한 분이 소리 내어 웃으셨다.

그러면서도 카드 지갑을 꺼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인생도 이렇게 누군가가 나에게 딱 맞는 길을 제시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성향과 성격이 이러하니 이 일을 하며 살아가라고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실패의 쓴 맛을 몰라도 될 텐데 말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친절함이 없다.

스스로 고르고, 입어 보고, 때로는 어울리지 않아 반품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나에게 맞는 옷,

나 다운 삶을 찾아가는 것이다.

몇 시간 후, 두 분 중 한 분이 다시 오셨다.

" 집에 가서 입어 봤는데...... 비싸긴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더라고!"

그렇게 웃으며 반품하셨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인생의 옷도 그렇지 않을까?

비싸고 좋은 옷보다 나에게 어울리는 옷, 그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결국.

삶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