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대에 요절하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락스타는 대게 두 종류의 사람들이다. 혈기왕성하던 모습은 시간 속에 묻어둔 채 러닝을 하며 살아가는 부류. 잘 나가던 때의 모습을 배에 묻고 아직까지 죽지 않은 부류(물론 어쩔 수 없는 나잇살은 예외). 전자는 전성기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여전히 보여주는 사람들이지만 후자는 보통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의 락스타들은 반항과 방황을 상징하는 음악을 하는 인간들 답게 비타민과 프로틴보다는 알코올 그리고 니코틴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들의 몸은 자연스레 삶을 반영하게 되었고 그렇게 스키니 핏은 락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락앤롤 스타일을 대변하는 브랜드인 디올과 넘버나인에서는 60키로가 넘어가는 남자들이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하게끔 옷을 만들었다. 그들을 동경한 많은 남자들이 터질듯한 바지에 다리를 넣어댔으며 잭 다니엘과 말보로를 입에 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그들의 전성기를 그리워한다. 수많은 브랜드에서는 아직도 스키니 진을 만들고 있으며 청바지를 찢고 있다.
시대에 반항을 했던 그들도 시간을 거스를 순 없다. 시간에 반항한 락스타의 녹슨 성대는 술과 담배에 절여진 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터질듯한 바지에 다리를 억지로 넣어보아도 튀어나온 뱃살을 더욱 압박할 뿐이다. 여전히 락앤롤과 그들의 전성기를 배신하지 못한 채.
어쩌면 “Rock will never die”의 정신으로 전성기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락스타의 모습일 수도 있다. 사랑받던 과거의 모습을 뒤로한 채 자기 관리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락을 배신하지 못한 채 늙은 락스타가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니 예전의 에너지는 없어졌을지라도, 더 이상 반항적이지 않더라도, 새롭지 않을지라도 늙어 버린 락스타들이 무대에 좋은 모습으로 섰으면 한다. 무대에 서지 못한 채 음악으로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락스타라고 할 수 없으니까. 뜨거운 눈빛은 따뜻한 삶 속에서 식어버렸을지라도 무대를 보는 이들이 그때를 떠올려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