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이 서술형 문제와 맞닥뜨려질 때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써요?" 하고 물을 때가 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정규과정의 교육을 충실히 잘 받고 자라난 어른도
가끔 먼가를 써야 할 순간이 오면 망설이면서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부럽다고 하는 어른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어떻게 쓸까요?" 하고 물어 오면
나는 우선, 어떻게 쓸까에 집중하기보다
너는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묻는다.
그러면 더듬더듬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해내는 똘똘한 아이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방 말한 것을 그대로 써 봐." 하고 써 버리면 된다. 그대로 써두고 보면 아이들 스스로도 꽤 흡족해한다.
물론 어색해서 잘 이어지지 않는 말들은 몇 가지 마법같은 연결어를 넣어 주고 더 자연스런 표현이 되도록 단어 두어 개만 바꿔주면 대부분은 몹시 훌륭한 서술을 해낸다.
헌데 문제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녀석들이다.
"아무 생각이 안나요" 하는 아이들은 글을 쓸 수가 없다.
아무 생각이나 느낌이 없는 아이들의 생각을 끄집어 내어 써 나가게 하는 일이 서술을 가르칠 때 가장 힘든 일이다.
물론, 나는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운 사람도 아니고 (어느 교육기관에서 몇시간의 교육을 들으면 발행해주는 논술지도사머시기머시기는 하나 있긴하나 딱히 서술형문제 지도에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오로지 경험으로 가르치는 비루한 영세자영업자일 뿐이다.)
글쓰기로 밥을 벌어 먹는 직업은 더더욱 아니라서 정답은 모른다. 어차피 글쓰기는 정답이 필요한 일도 아닐테고.
다만 아이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또 다만, 나는 특이하게 말을 하기보다 글을 쓰기가 더 편한 사람인지라,
(가끔은 나같은 사람도 있지않을까, 나는 자주 생각한다.)
그런 나에게,
진짜 글쓰기는 그저 문자들의 아름다운 나열이 아니라
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번뜩이는 생각들을 문자를 빌려 그대로 잘 표현하는 일이다.
그래서 건방지게도,
글쓰기 연습보다 생각하기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라고 아이들에게 얘기한다.
생각부터 하고 글을 쓰라고 말이다.
재밌고 다양한 생각이 많아지면 그저 써 내려가기만 하면 재밌고 놀라운 이야기가 될테니까.
우리는 글을 쓸 수가 없는 게 아니다.
사실은 써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저 참신하고 기발한 재밌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생각을 하도록 여러가지 말하기를 시켜본다.
특히, 저학년들에게는 별 쓸데없는 일상들도 심각하게 물어보며 궁금해 해주며 대답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은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또한 스스로 혼자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이 생기게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
어른인 나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읽지 않고 일상의 테두리안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면 아주 단순한 주제로만 살아가는 참 재미없고 따분한 사람이 되어 있다.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독서는 사고를 폭넓고 깊이 있게 키워주는 힘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감명깊게 읽은 인생 책이 한 권이라도 있는 사람은 확실하게 느낄 것이다.
책읽기가 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책을 읽고 사람과 세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생각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글을 쓰자.
나도 요즘 독서를 게을리 하고 있는 나를 다시금 반성해보며 내 빈약한 책장에서 가장 두껍고 어려워 보이는 책 한 권을 골라 읽으며 독서노트를 작성하기로 했다.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같은 사진을 이 참에 한번 올려 본다.
아~ 이 나약해빠진 의지의 한낱 우주의 먼지 찌끄러기보다도 작은 인간이여~
인생을 더 풍요롭고 알차게 살 수는 정녕 없는 것인가. 코스모스에서 그 해답을 찾길 기대하며 오늘의 챕터를 펼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