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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익산 여행 후기

익산(고스락, 아가페정원) 전주(수목원, 향교)

by KOY김옥연

《고스락》

으뜸. 최고라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이라고 한다.

부산 기장에도 고스락이라는 상호의 음식점이 있는데, 이곳 익산의 고스락은 전통 자연발효

숙성 장류(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와 식초를 생산하는 공장이면서 이화동산 한식당과 카페가 있어서 지역의 품위와 멋 맛을 책임지는 곳으로 알고 있다. 고스락의 옹기는 매화마을의 옹기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 보다 더 많은 옹기들을 보는 것 같다.

《 장독대와 어머니 》


햇살 좋은 날이면

장독 닦아라

뚜껑 열어라


날 흐려지거나

비라도 올라치면

뛰어가서

장독 뚜껑 닫아라


꼬질꼬질 먼지 안 앉게 비 안 맞게

집 안에 넣자 하면

네가 안고 잘래

하시던 어머니


어디선가 날아온

벌과 똥파리도

항아리 불룩한 배옆에서 앵앵 웅웅


항아리 숨구멍으로

단내 나서 꼬인다던 어머니

어머니 거짓말 같던 말들이

커서 보니 진실이라 더욱 그리운 어머니

겨울을 앞두고였는지 올해 유달리 심했던 병충해 탓인지 가지치기가 과하게 된 소나무.

옹기 주변에 소나무 주목 등 다양한 나무들이 많이 심겨 있다.

봄철의 꽃가루들도 장 발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장금이와 한상궁한테 익히 들은 바 있기에 나무들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고스락에서 간장이랑 동결건조 유기농 낫또볼을 구매했다. 이제껏 "시장이 반찬이다". "굶어봐야 밥투정 안 한다"는 말 대신 앞으로는"음식 맛은 장맛"이라는 말을 빌어서 우리 집 식탁의 풍미를 조금 향상해 봐야겠다. 낫또볼을 종지에 부어주었더니 콩에서 약간 냄새가 난다고 하더니 금방 괜찮다 맛있다 하면서 꽤나 열심히 주워 먹는다. 잘 먹으니 흐뭇하다.


이화식당에서 점심을 먹어도 될 것인데 만 원 한 장 차이 가격 때문에 딴 곳으로 가는구나~ 단체니 어쩔 수 없지 ~다음을 기약해야지~ 하며

익산미륵사지 부근의 < 시골우렁쌈밥> 집으로 갔었는데~~ 웬걸 만 원을 아낀 것뿐만 아니라.

점심 1만 1천 원 가격 맛 양과 질 모두가 완벽히 만족스러웠다.


《 아가페 정양원 》

익산 아가페 정원은 고 서정수 신부님께서 요양원 입소 어르신들의 안락을 위해 자연 친하적 시설로 만든 정원인데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민간정원으로 등록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하였고 이제는 전 국민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크게 넓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기자기하게

계절을 달리하며 계절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정원을 잘 가꾸어 놓았다. 1970년대에 심어 50년을 넘기고 있는 메타쉐콰이어는 그 크기가 엄청나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등 정화기능으로 근래에 가로수로 더 많이 심기고 있는 것 같다.

《 메타쉐콰이어 숲길에서. 》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너

공기정화

오염물질 정화

숙명의 능력


잘할 수 있는 일

잘하고 있는 일

잘해야 되는 일임을 알기에


나날이 늘어나는

땅의 오염에 지쳐

파아란 맑은 하늘을 흠모해

키대로 달려가는가


《 전주 수목원 》

언니가 전주에 사는 덕으로 몇 차례 다녀간 곳이지만 계절을 달리해서 오는 맛도 있고

같이 길 떠나는 사람이 좋아서 즐거운 맛도 있다.


우리네 직업의 특성상 토 일을 전 직원이 쉬는 직장이 아니라서 같은 직장이든 다른 직장이든 자주 얼굴을 보거나 같이 동시에 쉬기가 쉽지 않기에 함께 하는 여행의 하루가 무척이나 행복하다.

전수목원의 사계절 내내 포토존.

날씬한 ○들은 걸터앉아서 찍고 나는 ○○○○

《 가을의 아름다움 》


있는 내내 몰랐던 아낙의 아름다움

짐보따리 사서 나가는 모습에서 찾아내듯


들판의 이름 모를 풀과

굵거나 가늘거나

크거나 작거나

모든 나무들


이별의 계절 겨울을 앞 세우니

더욱 살뜰히 아름답구나


《 전주 향교 》

서원이 사학 교육기관이라면 향교는 국립 교육기관이다. 둘 다 유교적 학문을 가리키는 기관인 점은 똑같다고 하지만 뭔가 다른 긴 다르겠지가 맞는 것 같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립과 공립의 격차 같을 수 없을 게다.

전주 향교나 동래 향교처럼 향교는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주로 있다면 서원은 안동의 도산 서원 병산 서원 경주의 옥산 서원처럼 좀 더 풍광 좋은 자연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다.

경주의 옥산서원이 계곡의 풍광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만큼 은행나무로 사람들의 발길을 당기는데, 전주 향교도 은행나무들로 사람들의 발길을 당기고 있다.

《 은행나무 》


바람에 떨어지는 은행잎

나풀나풀 나비 같고


바닥에 깔린 은행잎

왕궁의 금빛 양탄자 같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 하지 말고

서로의 거리는 지켜 살아라는 뜻인가


노란 은행잎 위로 달려가 안기니

노란 열매 고약하게 일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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